• “쉽게 합의가 안 될 것이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결국은 강을 건너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열린우리당 기획통으로 꼽히는 민병두 의원이 4일 경선룰 등을 놓고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는 한나라당 두 유력 대선주자간의 갈등과 관련한 향후 전망에 대해 자신만의 분석을 늘어놨다.   

    민 의원이 속해 있는 열린당은 현재 통합론을 놓고 ‘친노(親盧)’와 ‘탈노(脫盧)’로 나뉘어 일대 격전이 진행 중이다. 당 와해가 목전 있는 상황인데 민 의원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민 의원은 이날 오전 불교방송 라디오시사프로 ‘조순용의 아침저널’에 출연, “(한나라당 사정이)쉽게 합의가 안 될 것이고 5월 6일까지 합의가 안 되면 이 전 시장이 결국은 강을 건너서 나올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근거로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10~15%까지 줄었는데 휴가철 장마철에 치러지는 경선이고 이 전 시장 지지자들은 30~40대 샐러리맨이 많기 때문에 실제로는 훨씬 더 지지율 차이가 작다고 볼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이어 “박근혜 전 대표는 지지자들의 충성도가 높고 반드시 투표장에 온다”면서 “그래서 룰싸움이라는 것이 죽고 살기로 될 수밖에 없으며 쉽게 합의가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특히 한나라당 상황에 대해서도 “92년에 이종찬씨와 김영삼씨가 싸울 때, 또 97년 이인제씨와 이회창씨랑 싸울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싸우고 있지 않느냐”면서 “양쪽이 거의 원수 보듯이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박 전 대표가 지난번에 ‘신행정수도를 군대를 동원해서라고 막겠다는 분과 유세하겠습니까’하는 이런 것은 거의 선전포고 같은 것 아니냐”면서 “조금 있으면 초파일이 다가오는데 박 전 대표가 ‘서울시를 하느님께 봉헌하겠다는 분께서 대통령을 하면 국민통합이 되겠습니까’ 이런 식의 발언을 할 것 같은 예감이 들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했다.

    그는 계속해서 “참 희한하게, 우리(열린당)는 굉장히 어렵다. 그래서 의원들도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지만 상황 자체가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또 항상 자기 자신을 버릴 각오가 돼 있기 때문에 의외로 의원들의 표정을 보면 밝은데 한나라당 의원들은 어쩔 줄 몰라 하면서 나한테 상의를 한다. ‘깨질 것 같은데, 그 쪽은 어떻게 돼가요’라고 물어본다”고 했다.

    이에 진행자가 ‘민 의원의 희망사항이 섞여 있는 것 아니냐’고 묻자, 민 의원은 “(국회의원)회관 안에서는 숨소리도 읽을 수가 있다”면서 “실제로 분위기가 다르다”고 주장했다.

    한편, 민 의원이 소속돼 있는 열린당은 현재 통합론을 둘러싸고 당내 갈등이 격화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단계를 넘어서고 있다. '시한부 당 운명'에 처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