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정조준한 발언에 중도성향 의원들은 '박 전 대표 발언은 부적절했다'는 의견을 밝혔다. 박 전 대표가 27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행정도시를 군대동원해 막겠다고 한 이 전 시장과 공동유세했다면 오히려 표 떨어졌을 것"이라고 말한 데 안상수 의원과 임태희 의원이 각각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비판한 것.

    안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프로그램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박 전 대표의 발언과 관련, "남에게 책임을 미루는 것은 옹졸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선주자로서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면서 "이런 순간에는 서로 자성을 하고 감싸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책임을 남한테 미루는 것은 결국은 옹졸하게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두 대선주자가 싸우는 것은 당내 경선의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두 후보가 싸우는 건 당연하다. 당내 대의원 표를 잡기 위해선 줄세우기를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당원협의회 회장을 포섭하다보면 결국은 극도의 싸움이 되는 것"이라며 "오픈프라이머리를 하면 이런 이전투구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상대당은 후보도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경선시기도 10월쯤으로 연기해야 된다"면서 "이런(오픈프라이머리, 경선시기 연기) 공약을 강재섭 대표가 당 혁신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만 놓고 게임하는 건 신선도도 떨어지고 싱겁다"며 "오픈프라이머리로 하면 정몽준 의원이나 뉴라이트세력의 이석연 변호사, 서경석 목사 등 각 외부세력들에 뛰어들어서 같이 경쟁할 수 있게 만들면 당의 외연을 굉장히 넓힐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의원은 두 대선주자의 높은 지지율을 '허구'라고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그는 "상대방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지지율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그 지지율은 허구"라며 "호감도에 불과한 지지율에 취해있지 말고 두 후보가 기득권을 다 버리고 광야에 나가서 많은 후보들과 같이 경쟁을 할 수 있는 문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해 오픈프라이머리를 거듭 주장했다.

    한편, 임 의원도 박 전 대표가 대전선거 패배 책임을 이 전 시장에 돌린 데 "지금 이 상황을 두고 책임을 다른 쪽에서 찾는 것은 잘못"이라며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고 인정할 때만 해법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프로그램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해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탈당하고 나서 결국은 두 후보간의 경쟁으로 당의 여러 갈등이 더 심화됐다"면서 "중간지대에서 균형자 역할을 할 수 있는 후보들이 나와야 한다"고 안 의원의 오픈프라이머리를 우회적으로 거들었다.

    임 의원은 손 전 지사의 재영입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손 전 지사가 재입당하겠다고 하면 손 전 지사를 영입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는 "다른 누구든 당내 경선에 참여하고자 하면, 문은 개방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