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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이봉주 선수와 수영 박태환 선수의 '역전 우승'을 놓고 정치권에 때아닌 말싸움이 벌어졌다. 열린우리당이 두 선수의 역전 시점을 계산해 "우리도 역전할 수 있다"고 주장한 데 이어 한나라당이 "두 선수를 모독하느냐"며 반박한 것.
◆열린당 "두 선수처럼 12월 15일에 한나라당을 역전할 수 있다"
열린당 최재성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두 선수처럼 열린당도 12월 15일에 역전할 수 있다"고 먼저 공격했다. 그는 "이 선수와 박 선수가 역전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국민은 감동했다"며 "지금 한나라당은 지지율이 높다고 자만할 것이 아니라 두 선수가 역전했던 힘이 무엇인지 잘 살펴야 한다"고 충고(?)했다.
최 대변인은 "이 선수가 42.195km의 코스 중, 40km 지점부터 역전 스퍼트를 올렸고, 박 선수는 20m를 남기고 역전했다"면서 "그 역전시점을 (대선에 적용해) 계량화해보니 12월 15일쯤 됐다"고 희한한 주장을 했다. 또 "한나라당이 평화민주개혁세력에게 다시 역전당하는 수모를 당하지 않기 위해선 지금이라도 냉전적 사고를 버리고 국민 곁으로 다가갈 것을 정중히 권고한다"고 훈수를 뒀다.
◆한나라 "두 선수 모독" "신성한 스포츠정신을 대권놀음에 오염시킨 저질발언"
이에 한나라당은 "두 선수에 대한 모독이고, 신성한 스포츠 정신을 자신들의 대권놀음에 오염시킨 저질 발언"이라고 맞받았다. 황석근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두 선수가 역전 드라마 연출이 가능했던 것은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4년 내내 국정을 농단하고 빈둥거리다 막판 요행이나 바라는 열린당과는 하늘과 땅 차이도 좁을 지경"이라고 비난했다.
황 부대변인은 이어 "두 선수의 국민적 이미지를 자신들에게 덧씌워보겠다는 엽기적인 대국민 사기성 발상이요, 낮은 지지율에 대한 반성은 조금도 찾을 수 없는 오만방자함에 국민은 아연실색"이라며 "국민 지지율이 높은 한나라당을 시샘하는 다급한 심정을 이해하나, 최소한 국민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라도 갖고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열린당은 두 선수의 신성한 이름조차 정략적으로 악용하는 발언을 즉각 취소하기 바란다"며 "두 선수의 역전 시기를 대선과 비교한 발언은 공당의 공식 브리핑인지 삼류 소설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고 쏘아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