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생정치준비모임의 천정배 의원이 26일 한미FTA 중단을 요구하는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천 의원은 이날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그 자리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같은 이유로 단식을 하고 있는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는 이날로 19일차를 맞았다.

    그는 우리측 협상단과 정부를 향해 '불신'을 드러냈다. 천 의원은 "지금까지 한미FTA 협상 상황을 보면 우리는 내주기만 하고 얻은 것은 없다"며 "우리 협상단의 능력에 비춰 앞으로 남은 며칠 동안 협상을 통해 물길을 돌릴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천 의원은 "한미FTA는 우리 국민의 경제사회 등 모든 분야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중대한 사안"이라면서 "반드시 국민의 여론을 수렴하고 충분한 준비를 거쳐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왜 우리가 미국이 정한 무역촉진권한(TPA) 시한에 쫓겨야 하느냐"며 "우리와 동시에 미국과 FTA 협상을 시작한 말레이시아는 '필요에 따른 개방원칙'을 내세우며 협상을 무기한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협상을 중단하고 지금까지의 진행상황과 결과를 따져본 후, 더 철저한 준비를 해야한다"며 "국민적 공감대를 거쳐 차기 정부에서 추진하는 것만이 국익과 민생을 지키는 최선의 길"이라고 말했다.

    이날 2시 기자회견을 시작점으로 단식농성에 들어가는 천 의원은 국회 본청 정문 앞에 마련된 자리에서 '노천농성'을 한다. 천 의원 측은 "밤10시까지는 국회 본청 정문 앞에 마련된 자리에 있고, 밤 10시 이후에는 날씨를 고려해, 국회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가 아침에 다시 나오는 방식으로 농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