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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지금 우리는 당 대표를 뽑는게 아니다"며 "당 대표는 당원의 뜻만 반영되면 되지만, 대통령은 국민의 의사가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압도적인 우위를 나타내고 있는 일반국민여론조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당심'을 끌어안기 위한 직접적인 표현이다.
이 전 시장은 23일 경남 김해 갑을지역 당원협의회 주요당직자 간담회에서 "위기를 극복하고, 나라를 살려야 한다는 기준에 맞춰 선택하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이어 "지역을 다녀보면 '공천을 줬기 때문에' '선거운동을 해줬기 때문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누가 나라를 구할 것이냐, 누가 어떻게 할 것이냐를 놓고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분히 경선을 염두에 둔, 당내 경쟁자인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마산향교를 방문한 이 전 시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진행 중인 한미FTA 협상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이 전 시장은 "세상은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일이 있다. 개방하지 않으면 안되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며 "국가적 이익을 위해 진행돼야 하며 협상을 맺는 것에는 찬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경쟁력이 없는 분야에는 지원책이나 보상책을 깊이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FTA 협상 중 경제논리만으로 따질 수 없는 한국적 특수한 사정도 있다. 쌀 농사와 같은 농업분야는 정부가 끝까지 협상을 잘해 미국을 설득해 야한다"고 말했다.
앞서 당원 간담회에서 이 전 시장은 "한미FTA에 정치인들이 인기성 발언으로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한미FTA는 불가피한 것으로, 국익차원에서 협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전 시장은 교육부의 '3불정책'에 대한 질문을 받고 "과거 3불제도가 유효한 때가 있었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전향적인 재검토를 할 때가 됐다"며 "교육제도는 함부로 바꿀 것이 아니라 영구적인 원칙 하에 시대에 맞게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본고사' 문제에 관해서는 기본적으로 대학자율에 맡겨야 하며, 수도권과 지방의 차이가 있으므로 구체적 검토가 필요하며, '기여입학제'의 경우 철저한 보완책을 마련한 후 아주 점진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 이 전 시장의 생각이다. 또 '고교등급제'는 원칙적으로 반대지만, 특수목적고나 자립형 사립고 등과 같이 고등학교 교육의 다양화는 기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입장이다.
1박 2일 일정으로 경남지역 순회에 돌입한 이 전 시장은 오전 김해 갑·을지역 간담회를 가진 후 마산으로 이동해 종합운동장에서 식목일을 앞두고 개최된 '나무 나눠주기' 행사에 참석했다. 이 전 시장은 또 마산갑 함안·의령 창원갑·을 지역을 돌며 당협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강행군을 이어갔다. 마산에 여장을 푼 이 전 시장은 이튿날인 24일에는 마산 어시장 방문을 시작으로 어민지도자들과의 간담회 등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김해·마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