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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전략기획위원장을 맡기도 했던 민병두 의원이 21일 "한나라당은 군정-개발독재-수구의 암흑의 트라이앵글을 형성하고 있는 정당"이라며 한나라당을 향해 독설을 퍼부었다.
민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프로그램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해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탈당함으로써 한나라당이 개량·중화 불가능한 정당이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내뱉았다.
그는 "90년에 3당 통합을 했을 때, 한나라당을 개량할 수 있다는 것에 당시 많은 지식인이나 민주 인사들이 빠져들었었다"면서 "손 전 지사가 탈당함으로써 한나라당이라고 하는 정당은 개량이 불가능한 정당, 중화가 불가능한 정당"이라고 비난했다. 또 "군정과 개발독재의 잔재세력과 수구, 소장 수구파가 암흑의 트라이앵글을 형성하고 있는 정당이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이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맹비난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 자리에서 "경선에서 불리하다고 탈당하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손 전 지사의 탈당을 비판한 것과 관련, 그는 "누가 민주주의 원리를 위배했는가를 분명히 적시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나 손 전 지사가 줄 세우기, 금품 수수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노 대통령이 분노해야 할 부분은 (손 전 지사의 탈당이 아니라) 그 부분"이라고 말해 이 전 시장을 겨냥했다. 또 "노 대통령이 이번 대선 정국에서 정치윤리를 담당하는 상생역할을 하려고 한다든지, 대선 평가단장을 하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민 의원은 손 전 지사의 탈당으로 이 전 시장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자신만의'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한나라당에서 손 전 지사가 (이념적) 동심원의 가장 바깥에 있었다"면서 "박 전 대표가 가장 보수적이고, 그 다음에 이 전 시장이고, 그 다음에 손 전 지사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손 전 지사의 얇은 층이 이 전 시장의 칼날을 보호했던 측면이 있었다. 이 전 시장이 사실상 수구적·보수적 사람인데, 그 사람을 굉장히 개혁적·실용적으로 보이게, 심지어 진보적으로 인식되게 한 측면이 있었다"며 "손 전 지사가 바깥의 막을 걷어치워 냄으로써 이 전 시장의 본질이 드러났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손 전 지사의 탈당으로 한나라당의 경선 구조가 굉장히 단순해졌다"면서 "지엽적으로는 대구 경북, TK목장의 결투가 되는 것이고, 이념적으로는 3공 세력과 정경유착세력간의 대결이 될 것이다. 그야말로 과거 퇴행리그"라고 한나라당을 폄하했다.
한편, 민 의원은 고건 전 국무총리와 손 전 지사는 다르다고 주장하며 거듭 손 전 지사를 옹호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손 전 지사를 고 전 총리에 이어) 또 공격함으로써 '비노 비한'이라고 하는 자연스러운 독자적인 입지를 구축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면서 "오히려 손 전 지사가 독자적인 정치세력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손 전 지사의 향후 행보에 대해 '훈수'를 두기도 했다. 민 의원은 "손 전 지사는 기존의 정치 지도 밖에서 행군을 해야 한다"면서 "모든 것을 내던지고 움직여 나갈 때, 그래서 광범위한 중도개혁 세력, 이념과 정책에 따른 새로운 연대를 만드는 데 손 전 지사가 모든 것을 바치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고, 또 손 전 지사 자신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사회자가 "손 전 지사가 독자적인 입지를 좀 갖추게 되면, 열린당도 제3지대에서 범여권의 대통합을 만들어 반한나라당 연합이 가능하다고 보냐"고 질문하자, 민 의원은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같은 훌륭한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은 역시 제3 지대밖에 없다"고 답해 향후 함께 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