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당 해체 요구' 기자회견을 한 초선 의원들을 거들었다. 정 전 의장은 16일 KBS '라디오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에 출연해 "그런(초선의원들의 당 해체선언) 정신을 갖고 통합신당을 추진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정 전 의장이 '탈 여의도'를 외치며 여의도를 떠난지 이날로 꼭 한 달이 됐다.

    그는 "지도부가 통합신당 추진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당을 추스르고 정상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시간이 우리 편이 아니라는 것과 비상시국이라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당 해체 선언, 이런 초선의원들의 정신을 갖고 (통합신당을 추진)해야 될 것"이라고 덧붙여 초선의원들의 '당 해체 촉구'에 무게를 실어줬다.

    정 전 의장이 "전당대회 이후 한 달이 실망스럽다"고 전날 말한 것에, 장영달 원내대표가 이날 "전직 당의장들은 책임이 있다. 당 의지에 김 빼는 일을 해선 안된다"고 맞받아쳤다. 이에 대해 정 전 의장은 "그 말은 시간을 아껴쓰자는 것으로 이해했으면 좋겠다"면서 한 발 물러선 뒤 "2·14 전대 결의가 결국 기득권을 포기하고 사실상 정치적 해체를 통해서 통합신당으로 가자는 정신이었다면 그 정신에 충실해서 시간을 아껴써야 한다"고 말했다.

    정세균 당 의장을 비롯한 지도부를 향해 정 전 의장은 "당 지도부나 당이 나서서 (통합신당추진을 위한) 원탁회의를 주도하는 것은 정치적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롭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 향후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통합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선택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한편, '당 해체 요구' 기자회견을 한 문학진 의원은 이날 아침 평화방송 라디오프로그램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김근태 전 의장도 (당 해체 요구에) 상당부분 공감한다는 말이 있었다"고 밝혔다. 문 의원은 "김 전 의장은 동참 숫자가 줄었다고(당초 40명에서 6명으로) 너무 상처받지 말라고 말했다"고 했다.

    김 전 의장과 가까운 문 의원이 "'당 해체 요구'에 김 전 의장과 공감이 있었다"고 밝히고, 정 전 의장마저 "초선의원들이 기자회견을 한 정신으로 가야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당내 양대 계보를 이끄는 김·정 전 의장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