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가 "언론이 우리 경제가 위기라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홈페이지인 청와대브리핑에는 '위기론을 돌아본다'는 시리즈물이 6일부터 게재되고 있다. 13일에 올라온 4번째 관련 글은 이승형 홍보기획비서관실 행정관이 쓴 것으로 "삼성 이건희 회장 말 한마디에 언론이 호들갑을 떨고 있다"며 언론을 비판했다.


    이씨는 이 회장의 최근 발언을 지목해 "최근에는 한 대기업 회장의 '정신차려야 한다'는 발언을 침소봉대해 위기론의 중요한 논거로 삼아 (언론이) 더욱 호들갑을 떨고 있다"면서 "제2의 경제위기 운운하면서 과장 섞인 비관론을 내세우는 것은 그야말로 '언론의 자유'를 넘어서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청와대의 언론에 대한 불신을 단면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이씨는 동아일보의 '제2의 경제위기'가 재연될지 모른다는 기사(작년 12월 14일)를 꼽으며 "부정적 지표만 일방적으로 나열했을 뿐 긍정적인 지표나 대안은 찾아볼 수 없어 객관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언론 보도에 근본적인 회의를 드러냈다. 그는 "경제에 대해 무조건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 것도 옳지 않다.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비관만 하는 보도 행태는 그 의도가 무엇인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면서 "지난 4년여 동안 이들(조선·중앙·동아) 신문의 지면에서 한국경제에 대한 희망적인 내용의 기사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사실에서 의구심은 더 커진다"고 주장했다. 또 "'경제가 그만큼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언론들은) 답할 수 있겠으나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경제 때리기' 기사가 나온다면 한국경제는 좋아질 리 만무하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한국 언론이 경제를 정치 논리로 본다는 '이색적인' 주장을 했다. 그는 "경제를 정치논리로 풀어내는 재주는 신기할 따름"이라며 비꼬면서 "(언론은) 특히 우리가 경제분야에서 이룬 성과에 대해서도 이상하리만치 편협한 시각으로 폄하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의 칼럼(작년 10월 31일자)을 예로 들며 이씨는 "(시장은 추가 신도시 건설을 집값잡기용인지, 대선을 앞둔 건설경기부양을 위한 것인지 의심하고 있다는 칼럼) 내용이 부동산 경제에 대한 부정적 '심리'를 부추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같은 아전인수식 해석은 '대선만이 지고지선의 가치'라는 정치논리에서 비롯된다. 더욱이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은 공급확대라고 주장해 온 신문이 정작 정부가 공급을 늘리겠다고 하자 이런 식의 허무맹랑한 주장을 펴는 것은 자기모순이 아닐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씨는 아울러 "(97년 IMF 직전의 기사를 들며)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이었을 때도 '평정심'을 유지하던 신문들이 정작 위기가 아닐 때 오히려 위기 조장에 나서고 있다"면서 "(IMF로부터) 10년 뒤 조선, 동아, 중앙일보의 경제 관련 보도를 살펴보면 비관적인 내용이 주를 이룬다"고 조·중·동의 보도행태에 불만·불신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