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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언론인 조갑제씨는 26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 시장이 경쟁으로 공멸한다면 이회창 전 총재가 한나라당의 대선 후보로 나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씨는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이회창의 남은 기회'라는 글에서 이 전 총재의 출마는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상황의 부름이 될 것이라며 보수층에서 이 전 총재를 찾게 될 것이라 내다봤다.
조씨는 "한나라당이 조정능력을 상실하여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간의 검증 공방으로 공멸한다면 보수층에서는 핀치히터나 구원투수감을 외부에서 찾아야 한다"며 "그런 후보로서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 인물이 이 전 총재"라 주장했다.조씨는 또 이 전 총재가 더 이상 검증도 필요 없으며 지금의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 보다 더 보수적인 성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 전 총재가 최근 강연에서 개헌 반대, 6.15선언 등 햇볕정책 반대, 한국의 핵무장 등의 주장을 한 것을 거론하며 "이 전 총재는 이 전 시장이나 박 전 대표보다 더 확실한 안보관을 피력하고 있다"며 추켜세웠다.
조갑제 논설위원이 올린 글의 전문
◆이회창의 남은 기회朴槿惠씨측의 李明博씨에 대한 공세가 기폭제가 되어 두 유력 후보의 泥田鬪狗로 발전하면 두 사람의 약점들이 다 터져나와 共滅할 가능성이 있다. 영어에도 泥田鬪狗라는 뜻의 ‘dog fight in mud'이란 말이 있다. “개들이 진흙탕에서 싸울 때는 누가 희고 누가 검은지 알 수가 없게 된다”는 俗談도 있다.
싸움의 룰을 사회적으로 확립하지 못한 한국인은 일단 싸움을 시작하면 泥田鬪狗로 달려가서 수습이 불가능해지고 모두가 敗者가 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런 사태가 올 때 대책이 있는가? 한나라당이 조정능력을 상실하여 후보들간의 泥田鬪狗에 의한 共滅을 막을 수 없다면 보수적 유권자들은 핀치 히터나 구원투수감을 외부에서 찾아야 한다. 그런 후보로서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 인물이 李會昌씨이다.
후보자 등록 마감일 직전에 가서도 한나라당 후보들이 共滅상태에 빠지고 한나라당의 분열이 치유가 불가능해질 때는 더 이상의 검증이 필요 없는 李會昌씨가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좌파 후보와 대결해야 한다는 시나리오를 쓰는 好事家들도 있다. 李會昌씨는 최근의 강연을 통해서 改憲반대, 6·15선언 등 햇볕정책 반대, 한국의 핵무장 등 李明博, 朴槿惠씨보다도 더 확실한 안보관을 피력하고 있다.
그가 총재로 있을 때는 한나라당이 지금보다는 더 적극적으로 김대중의 對北굴종정책을 견제했던 것도 사실이다. 李會昌씨가 한나라당 경선에 출마해야 한다는 發想을 하는 이들도 있으나, 李 전 총재의 출마는 본인의 의지가 아닌 상황의 부름에 따르는 식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즉, 올해 11월까지 李會昌씨는 초연한 입장을 견지하다가 한나라당에서 비상사태가 발생할 때 그야말로 국가와 민족의 부름에 응하여 출마하는 것이다. 즉 국가에 의하여 쓰여지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大統領職은 하늘이 내는 자리일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