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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계시죠, 책도 보시고…”
지난달 22일 허를 찌르며 ‘열린우리당 탈당 러시’ 첫 테이프를 끊었던 임종인 의원(경기 안산 상록을)의 최근 근황이다. 임 의원은 하루의 대부분을 혼자있거나 책을 보고, 또는 정책 공부와 지역주민들을 만나는 일에 할애한다고 한다. ‘열린당이 해체돼야 한다’는 일념하에 탈당을 했지만 임 의원은 어디에도 끼지 못하고 있다. 진짜 무소속이 돼버렸다.
김한길 의원이 중심이 된 집단탈당파 그룹과 천정배 의원을 축으로 하는 또 다른 탈당파 그룹의 통합신당 추진 논의에 있어서도 임 의원은 ‘찬밥’(?) 신세다. 탈당파 의원들은 이번 주말 1박 2일 일정으로 워크숍을 갖고 향후 대통합신당 추진을 위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임 의원은 사실상 제외됐다.
집단탈당파 의원들은 임 의원 얘기만 나오면 “그 사람은 좀…”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임 의원은 그간 당론과 배치되는 발언으로 당내 잡음을 일으켜 소속 의원들의 눈총을 받아왔으며, 지난해에는 국회 상임위원회 배정에 강한 불만을 품은 거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었다. 때문에 임 의원에 대한 당내 평가는 어느 순간부터 ‘논외의 대상’이 돼버렸다.
실제 임 의원이 지난달 22일 탈당을 선언한 직후의 당내 반응은 이후 탈당을 선언한 의원들을 바라보는 당내 반응과 크게 달랐다. 임 의원 직후 탈당한 이계안 의원에 대해서는 “안타깝다” “걱정이다”라는 등의 탄식이 터져나왔었지만, 임 의원의 탈당 직후에는 ‘대세에 지장 없다’는 식의 반응이었다.
임 의원 스스로도 7일 저녁 라디오 시사프로 ‘CBS 시사자키 오늘내일’에 출연해선 “나는 잘못된 당론에 많이 반대한다고 해서 텔레비전 토론도 못 나가게 하고 당직은 당연이 못 받고, 찬밥을 많이 먹었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김한길 의원의 집단탈당파 의원들과의 통합신당 추진 논의 여부에 대해서도 “(그쪽에서)‘임종인 의원을 제외하고 탈당한 5명 의원과 같이 하겠다’고 하더라, 나에게도 ‘임종인과는 안 한다’는 연락이 왔다”면서 “열린당이 보수적인 의원들 때문에 잡탕정당이 돼서 망했기 때문에 (저는) 그 사람들과 같이 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나는 탈당 이후 혼자 다니지만 외롭지 않다. 제대로 된 서민정당을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했다.
임 의원은 그러면서 집단탈당한 의원들을 “한나라당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의원들”이라고 규정하면서 “탈당한 23명의 의원들이 제3지대에서 잠시 머물다가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에 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임 의원은 또 “이분들은 그냥 지지율이 떨어졌으니까, 실패했으니까 나온 것”이라면서 “그래서 다른 정당을 만든다면 이름만 바꾼 도로 열린당이다. 이건 국민에게 전혀 감동을 못 주고, 지지도 못 받을 것”이라고 힐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