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는 추세다. 고공행진을 하던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이 하락세로 돌아선 반면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상승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여전히 이 전 시장이 1위를 달리고 격차도 아직은 크다. 그러나 이 전 시장의 상승세가 꺾이며 분위기가 반전됐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길리서치가 7일 발표한 대선후보 지지도에서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은 44.9%로 지난달 48.1%에 비해 3.2%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박 전 대표는 지난 조사(16.9%)보다 2.5%포인트 상승한 19.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한길리서치는 이런 결과가 나온 원인을 한나라당 지지층의 이동으로 분석했다. 이 전 시장을 지지하던 한나라당 지지층이 이동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나라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 전 시장의 지지율(50.7%)은 지난 1월 조사(57.8%)때 보다 7.1%포인트나 하락했다. 반면 박 전 대표에 대한 한나라당 지지층의 지지도는 1월 25.5%에서 2월 31.1%로 5.6%포인트 올랐다.

    한길리서치는 "박 전 대표 측이 이 전 시장을 상대로 검증론을 제기하면서 이 전 시장 지지층 중 보수 성향 지지자들이 박 전 대표 쪽으로, 이 전 시장의 중도 진보성향의 일부 지지자들이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에게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런 지표변화로 '이명박 대세론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당)안팎의 공세에 (이 전 시장이)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할 경우 한나라당 지지층의 내부 분화는 좀더 가속화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와 함께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상승세도 눈에 띈다. 손 전 지사의 지지율(8.9%)은 지난 주 조사(3.5%)때 보다 무려 5.4%포인트나 올랐다. 지금 껏 조사된 결과중 가장 높은 수치다. 한나라당 대선주자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가 각각 7.1%, 2.2%포인트 하락한 반면 손 전 지사는 3.4%포인트 올랐다. 

    특히 30~40대 지지층에서 손 전 지사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여야 전체 대선주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손 전 지사의 30대 지지율은 1월 3.7%에서 2월 12.6%로 8.9%포인트 올랐다. 40대에서도 손 전 지사는 1월 3.6%에서 2월 8.5%로 4.9%포인트나 상승했다. 그럼에도 손 전 지사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길리서치는 "아직 한나라당 지지층에서 크게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손 전 지사의 지지도에는 한계가 분명해 보인다"며 "현재의 구도가 바뀌지 않는 한 손 전 지사의 입지는 크게 달라질 게 없다"고 내다봤다.

    손 전 지사가 '여권의 차기 주자군' 중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받고있는 점도 이목을 집중시키는 대목이다. 손 전 지사를 범여권 후보로 분류한 지표를 살펴보면 손 전 지사는 18.8%의 지지를 받아,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11.6%), 한명숙 국무총리(9.4%), 김근태 열린당 의장(7.9%),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4.9%)을 크게 앞섰다. 한길리서치는 "정계개편의 진행 방향에 따라 손 전 지사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조사는 2월 2~3일 양일간 전국민 1004명을 대상으로 했고 표본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