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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4일 치러질 열린우리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하려 했던 당 사수파 진영의 이광철 의원이 자신의 출마에 대해 “‘합의추대’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분들의 압박이 있었다” “당이 정식으로 공고한 후보등록을 막았다”면서 노골적인 불만을 쏟아내면서 최고위원 후보 출마를 포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의원은 당내 강경 사수파 진영으로 분류되는 참여정치실천연대(참정련) 소속으로 최근 참정련을 대표하는 최고위원 후보로 확정돼, 대통합신당 추진을 결의하기 위한 전당대회가 당 사수파 진영과 통합신당파 진영간의 세대결 양상으로 번질 조짐을 예고했었다. 이에 따라 당내 일각에서는 질서있는 대통합신당 논의의 차질을 우려하면서 전당대회 이후 당이 급속히 ‘와해’될 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었다.
이 의원은 6일 참정련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참정련을 대표해서 지도부에 입성해 혁신을 통해 당을 수습하기 위해 최고위원 출마를 결심했는데, 저 본인은 물론이고 참정련 소속 의원들 모두에게 유형무형의 압력과 회유가 계속됐다”면서 불출마로 선회하게 된 이유를 털어놨다. 이 의원은 특히 “‘합의추대’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분들이 제가 출마하면 자신들이 합의추대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전달해 왔다”며 “저의 출마로 인해 전당대회가 무산되고 당이 해체될 수도 있다는 압박이었다”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 의원은 “당 지도부에 출마하는 이들이 당의 진로에 대해 저마다 입장을 내걸고 당원과 국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마땅하거늘, 최소한의 민주적 절차인 경선조차 수용할 수 없다고 고집하며 당이 정식으로 공고한 후보등록을 막는 상황 앞에 참담함을 느꼈다”며 강한 불만을 내보였다. 이 의원은 이어 “소수파의 주무기인 ‘벼랑끝전술’을 다수파가 구사하는 웃지못할 상황을 마주하며, 열린당이 더 이상 민주주의자들의 당이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실감했다”고도 했다.
이 의원은 “온갖 희생을 무릅써가면서 당을 지키려 해온 참정련이 오히려 파국의 주범으로 몰리는 상황 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굴욕적인 항복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정연 회원 및 당원들에게 “전선을 등진 장수가 더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만 당지도부에 입성하는 차원을 훨씬 넘어서는 중대한 일전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더 큰 싸움을 위해 전열을 유지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이같은 사실은 접한 참정연 회원 및 일부 당원들은 울분을 쏟아내고 있다. 한 참정련 회원은 이 단체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다”면서 당 지도부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또 다른 회원인 ‘진이아빠’(아이디)는 “저들(통합신당파)의 유치한 행동에 말문이 막힌다”면서 “참정연이 데려 온 자식이냐. 누릴 것 누린 정당의 연명을 볼모로 ‘여차하면 깨버린다. 알아서 해라’는 식으로 협박을 하느냐. 당을 자신들의 새로운 모색을 위한 수단으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인간의 기본적 도리까지 잊은 사람들”이라고 힐난했다. 아이디 ‘너나우리’는 “밑바닥까지 떨어지면 올라가는 일만 남는게 되겠지요, 더 떨어질 낭 떨어지가 있다면 차라리 떨어져 보자, 그리고 다시 시작하자”면서 회원들을 독려했다.
한편 열린당은 7일 당의장 후보로 정세균 의원을 추대한데 이어, 최고위원 선거 역시 원혜영, 김성곤, 김영춘, 윤원호 의원 등 단독 후보를 등록시킴에 따라 사실상 전당대회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합의추대 구성 요건을 갖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