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김형오 원내대표를 보니까 (국회 본회의장) 맨 뒤에서 웃고 있던데, 곧 운영위원장 자리가 자신의 차지가 된다는 생각에서 그런 미소를 지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모습을 바라보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심정은 참으로 참담했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5일 자당 소속 김한길 전 원내대표의 사퇴로 공석이 된 국회 운영위원장 선출이 여야간 이견으로 무산된 것과 관련해 이같이 말하면서 당내 탈당파 의원들에게 화살을 돌렸다.

    여야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운영위원장을 선출할 예정이었지만 여당의 집단 탈당 사태가 예고된 상황에서 향후 원내 구성이 또 변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열린당의 2․14 전당대회 이후로 운영위원장 선출을 미루자는 야당의 주장으로 무산됐다.

    우 대변인은 이날 오전 본회의가 끝난 직후 국회 기자실을 찾아 “결국 열린당 의원들의 탈당설이 한나라당의 국정운영 주도권으로 이어지는 현장을 오늘 목격했다”면서 참담한 심정을 내보였다. 이어 당내 탈당파를 향해 “통합신당을 위한 탈당이 한나라당의 국정 주도권으로 이어지는 현실을 잘 살펴봐달라”면서 우회적으로 탈당 자제를 촉구했다.

    우 대변인은 한나라당을 겨냥해서도 “열린당 의원들의 탈당이 늦어진다면 2월 국회 내내 운영위원회 구성을 하지 않을 예정이냐”고 반문하면서 “국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어떻게 이런 국회 운영을 할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화풀이성 비난을 했다. 그는 “집권은 다 한 것처럼 모든 자리를 독식하겠다는 욕심을 저렇게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모습을 통해서 국민들은 또다시 한나라당의 오만과 독선에 절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여야간에 합의돼 오늘 처리키로 한 운영위원장 선거를 사실상 한나라당이 보이콧한 것은 참으로 부적절하다. 할 말이 없다”면서 “정략적 속셈을 저렇게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운영위를 아예 보이콧하는 모습을 보고 과연 저런 세력에게 집권을 맡겨도 되겠는가 하는 회의가 국민들에게 들 것”이라면서 온갖 화풀이를 해 댔다.

    원내공보담당 부대표 이기우 의원도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임시국회 운영과 관련해 여야가)합의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정당의 정치적 진로 문제를 거론하며 운영위원장 선출을 연기시킨 것은 유감"이라면서 "정치적 책임은 한나라당이 져야 하며, 당의 입장에 근거한 정략적 국회가 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