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로들 손도 좀 잡으시죠…”

    보수와 좌파 진영의 종교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10일 한 자리에 모여 새해 화해와 상생을 다짐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새해인사를 겸한 모임을 갖고 “국가 미래와 발전을 위해 갈등과 대립을 조장하는 언행을 자제하고, 지역차별 계층대립 이념갈등 등 우리 사회의 통합을 깨뜨리는 극단론을 극복하겠다”고 약속했다.


    보수진영의 인사로는 이석연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대표, 안병직 뉴라이트재단 이사장,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참석했으며, 좌파 진영에서는 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총괄상임이사, 최열 환경재단 대표, 이부영 화해상생마당 운영위원장 등이 화해와 상생을 다짐했다.

    종교단체에선 박종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 권오성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함세웅 신부, 김홍진 신부, 박종화 목사, 송월주 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 법륜 스님, 수경 스님 등이 함께 자리를 했으며 이수영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과 유재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수석부위원장 등 재계와 노동계 인사도 자리 한켠을 차지했다.

    이들은 이날 새해인사를 통해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하고 “시대정신을 앞장서서 구현해야 할 종교시민사회지도자들이 지난 시대의 이념, 사상, 신앙에 근거해서 오히려 대립과 갈등을 조장하지 않았는지 스스로 반성한다”면서 “종교인, 지식인으로서 공동체 전체의 조화와 일치, 통합과 상생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생각이 다를지라도 국가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자주 만나고 ▲산업화와 민주화가 다같이 우리 사회의 발전에 기여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갈등 대립을 조장하는 언행을 자제하고 ▲어떤 경우에라도 폭력적이고 불법적인 집단행위는 용납되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다짐했다.

    이날의 다짐을 담은 ‘국민에게 드리는 글’은 박원순 상임이사, 박효종 공동대표, 이석연 상임대표가 공동으로 발표했으며, 사회자는 화해와 상생을 강조하기 위해 연신 “서로들 손도 좀 잡고 웃기도 하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연신 웃음이 끊이질 않았으며, 참석한 인사들도 아무런 격의없이 서로 덕담을 나눠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사회를 맡은 박종화 목사는 행사의 개회를 알리면서 많은 취재진을 의식한 듯 ”이 행사는 철저히 비정치적인 자리“라고 말해 한바탕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앞서 격려사에 나선 월주 스님은 “오늘 모임이 새로운 출발이 돼서 평화와 통합의, 간절한 소망을 열어 갈 수 있는 한해가 돼야 한다”면서 “현재의 위기가 기회로, 격변이 도약으로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세일 이사장은 갈등과 반목, 분열과 대립을 치유하는 방법으로 좌우의 사회 모든 세력들이 ▲대한민국의 역사성과 헌법성을 인정하는 데 합의하고 ▲대한민국의 일류국가화라는 공동 목표에 합의하며 ▲대한민국을 어떻게 일류국가로 만들것인가를 놓고 올해 대선을 정책 경쟁과 토론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좌우 진영이 모여 정책과 비전에 대한 국민토론회를 갖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최열 환경재단 대표는 “예전에는 박세일 이사장, 이석연 상임대표와도 가까웠는데, 자주 안만나면서 입장이 달라진 것처럼 돼버렸다”면서 “자주 만나 후속모임도 만들고 화해와 상생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중도지식인 포럼 ‘화해상생마당’의 제안으로, 평화재단 이사장 법륜 스님과 윤여준 전 의원(화해상생마당 운영위원),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화해상생마당 운영위원장)의 준비작업을 통해 이뤄졌으며, 종교시민사회단체 대표 15명을 비롯 회원 2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