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빅3’ 중 한명인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선거캠프는 덥수룩한 수염으로 ‘100일민심대장정’을 다니던 ‘주인’의 모습을 닮았다.

    손 전 지사는 1998년부터 개인 사무실로 사용해 오던 서울 서대문 사조빌딩 3층을 선거캠프(10평)로 ‘재활용’해 사용하고 있다. 책이 가득 꽂혀 있는 책장이 빙 둘러져 있고 원형 회의 테이블에 개인 책상 하나가 전부인, 대학 연구실 같은 분위기의 손 전 지사 방만 따로 구분돼 있을 뿐 나머지 좁은 공간을 캠프 실무진들이 나눠 쓰고 있다. 같은 층에 위치한 그의 자문기구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의 사무실(20평)이 오히려 더 넓고 깔끔해 보인다. 


    손 전 지사가 지향하는 ‘서민’ 이미지를 닮은 캠프는 ‘100일민심대장정’을 거치며 탄탄한 조직력을 갖췄다. 캠프를 총괄하는 사람은 경기도 정무부지사를 지낸 김성식 정무특보다. 김 특보는 1980년대 민주화 운동으로 두 번의 투옥 경험이 있는 운동권 출신이다. 김 특보는 강훈식 기획팀장과 함께 정무와 기획을 담당하고 있다.

    당내 경쟁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비해 대외인지도가 낮은 손 전 지사는 홍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최근 조용택 전 조선일보 편집국장대우를 영입해 홍보·공보 분야를 강화했으며 기존 멤버인 이수원 전 경기도청 공보관, 김주한 공보팀장이 함께 손발을 맞추고 있다. 또한 광고 카피라이터, 방송작가 등을 영입하는 작업도 계속 진행하는 등 홍보에 남다른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인터넷은 손인기 사이버팀장을 담당한다.

    비서실 업무는 박종희·신현태 전 의원이 합류, 총괄하고 있으며 서강대 시절 제자인 이윤생 전 경기도중소기업지원센터 홍보실장이 비서팀장을 맡고 있다. 조직 부분은 이수영 전 경기도 영어마을 원장과 정승우 전 경기도 행정부지사를 필두로 정성운 한나라당 광명갑 당원협의회위원장, 김형철 전 전남도당 사무처장, 전종민 전 경기도사무소장, 이강수 서울시의원이 함께 한다. 임해규 의원 정도를 빼고는 원내에서 손 전 지사를 밀고 있는 조직은 거의 없다고 할 정도로 당내 조직력이 취약하다.

    캠프 실무자들은 경쟁 캠프에 비해 소규모이긴 하지만 ‘일당백’의 정신으로 뛰고 있기에 업무능력은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쌓인 ‘정(情)’으로 뭉친 이들은 언젠가는 ‘손학규 바람’이 불 것이라고 확신하며 하루 24시간을 48시간으로 쪼개 쓰고 있다. 매일 팀장급 회의를 진행하며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손 전 지사도 참석해 대권 전략을 짠다.

    손 전 지사 캠프의 또 다른 특징은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많다는 점이다. ‘100일민심대장정’을 통해 처음 인연을 맺은 이길남씨(전북대 컴퓨터공학과 3학년 휴학 중) 등 대학생 20여명이 캠프에 합류, 손 전 지사를 돕고 있다. 이씨는 민심대장정 기간 동안 손 전 지사가 땀 흘려 일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카메라에 담아 온라인상에서 네티즌들의 반향을 불러오기도 했다.

    이씨와 함께 동영상을 찍고 있는 이호진씨(인하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수행담당 김용훈씨(서울대 재료공학과 4학년), 주말 수행과 기획팀 업무를 돕고 있는 배상만씨(중앙대 문예창작학과 4학년)는 캠프 내 대학생 ‘4인방’으로 불린다. 이씨처럼 대학생 자원봉사자 중에는 손 전 지사의 인각적인 매력에 취해 과감하게 휴학까지 결심한 학생들도 상당수다. 이한웅씨는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을 다니다 휴학하고 비서팀 일을 돕고 있다.

    또한 이번에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는 이진국씨는 정책팀에서, 고려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는 김진한씨는 기획팀에서 일하는 등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은 캠프에 ‘젊은 생각’과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모여 아이디어 회의를 열기도 한다.

    손 전 지사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동아시아미래재단’은 김성수 성공회대 총장이 이사장을, 송태호 전 경기문화재단 대표가 운영위원장을 맡아 ‘손학규표 정책’ 생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형국(숙명여대) 백영옥(명지대) 윤호진(단국대) 이철규(수원대) 장달중(서울대) 정종욱(서울대) 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제학 실무팀장이 살림살이를 꾸리고 있다. 또한 경기개발원 연구위원이었던 김태승 정책특보와 김영수 서강대 교수, 조중래 명지대 교수, 남상우 전 KDI 부원장 등도 정책파트를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