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상 대선출마를 선언한 한나라당의 '이단아' 고진화 의원이 당의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와 최근 정계복귀한 이회창 전 총재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고 의원은 21일 '2007 대한민국 패러다임 쉬프트'란 제목의 세미나를 개최하고 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할 의사를 피력했다. 이날 행사전 뉴데일리와 만난 자리에서 고 의원은 "오늘은 세미나 자리라서 대권도전을 밝히는 것은 참석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공식적인 출마는 1월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9일 당 지도부와 대선주자간 간담회 자리에도 참석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고 의원은 이날 당 지도부가 준비한 대선주자간 간담회 자리에 대해 "들러리서는 자리 아니냐"며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사실상 고 의원은 대선출마를 염두에 두고 이번 세미나를 준비했다. 특히 고 의원은 이날 세미나를 통해 당의 대선후보 선출방식 등에 강하게 비판하며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도입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빅3라 불리는 기존의 대선주자들의 행보를 "그들만의 리그" "열기가 식은 증기기관차"라고 폄하했다.

    대선출마설이 돌고 있는 이 전 총재에 대해서도 "국민을 모독하고 있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먼저 고 의원은 빅3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들의 대권행보에 대해 "폐쇄적인 당내 대선 논의구조와 현재까지의 지지율을 지키기에 급급한 나머지 당초 국민의 기대와 달리 지역주의와 구시대적 패러다임의 울타리에 묶여있다"고 비판했다.

    또 "표를 의식해 올드보이들의 복귀에 수수방관하고 있고 유력 대권후보를 정점으로 줄세우기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당의 현 상황을 진단한 뒤 "국민의 동참을 막는 유력 대권후보만을 위한 당헌·당규를 마치 고정불변의 원칙인양 고수하고 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대권후보들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국민들에게 다가서지 못하고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비전과 국가정책을 제시하는데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면 지난 시기의 대선처럼 동서대결, 이념대결 등에 기반한 낡은 패러다임의 재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당의 대선후보 선출방법의 변화를 요구했다. 그 변화 방법으로 고 의원은 '오픈프라이머리'를 역설했다. 그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매래중심세력의 결집을 위해선 보다 많은 인재와 국민적 동참이 필요하고 당은 기존의 기득권을 철저히 버리고 환골탈태하는 자세로 경선에 있어 완전한 문호개방과 전면적인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오, "나도 초선 때 (고진화 처럼) '당 풍토와 안맞는다'소리 들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과 이재오 최고위원, 박찬숙 배일도 의원이 참석했다. 특히 이 최고위원은 축사에서 "당에선 고 의원에 대해 가끔 '별난데가 있다' '한나라당 풍토와는 안맞는다'고 말하는데 나도 15대 국회 초선때 (고 의원과)똑같은 소리를 들어서 내겐 별로 의미를 주지 않는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