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출마 선언으로 최근 가장 주목을 받는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이 대권행보를 가속화했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와 비슷한 '개혁' 성향의 칼라를 가진 원 의원은 대권행보 시작부터 손 전 지사와의 차별화에 중점을 두는 모습이다.

    그는 손 전 지사보다 좀더 구체적인 정책과 대안을 꺼냈다.출마 선언과 동시에 근로소득세 폐지란 파격적인 공약을 발표한 원 의원은 자신의 첫 공약에 대한 적극홍보에 나섰다. 구체적 정책과 대안제시를 차별화의 첫 순서로 여기는 모습이다. 이런 움직임을 바탕으로 '개혁'이란 이미지에서도 손 전 지사에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는 것으로 읽힌다.

    원 의원은 출마 선언 전부터 부동산 등 경제분야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왔다. 그동안 수차례 관련 자료를 발표하고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 주장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수치를 통해 조목조목 반박하는 등 워밍업은 이미 마친 상태. 부동산 문제는 각 대선주자들이 섣불리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분야다. 워낙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대선주자들이 총론적이고 원론적 수준에서 언급할 뿐 구체적 대안제시는 보류한 상황이다. 

    원 의원은 이 점에서 차별화를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보다 구체적인 대안과 방법을 제시했다. 21일 오전 코리아클로브가 주최한 '2007년 한국사회의 미래를 묻는다' 세미나에 참석한 원 의원은 "부동산 불로소득"을 성장동력의 장애물이라고 주장했다.

    원 의원은 "한국 사회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부동산 불로소득"이라며 "부동산 불로소득이 땀흘려 일하는 서민과 중산층을 절망케하고 젊은이들의 노력과 기업가의 기업 활동을 비웃고 있다. 부동산 불로소득이야 말로 대한민국의 희망과 성장동력을 꺼트린 주범"이라고 답했다.

    그는 "제대로 한번 돌아가는 대한민국 경제, 열심히 일하는 대한민국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며 자신의 첫 공약인 근소세 폐지를 주장한 뒤 "이는 열심히 일하는 서민과 중산층에게 일종의 근로욕을 높여주는 인센티브 같은 것으로 경제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 의원의 근소세 폐지 주장에 민주노동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원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민노당의 반대논리를 조모조목 반박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자영업자들과의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민노당 비판을 받고 심각하게 고민했지만 자영업자들의 소득 파악이 투명하게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신고소득은 2000만~3000만원에 불과하면서 호화주택에 외제차를 몰고 다니는 자영업자들과 모든 세원이 투명하게 공개되는 소득 2000만~3000만원 짜리 월급쟁이들을 동등하게 취급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야말로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근소세를 우선적으로 폐지하는 공약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원 의원의 주장에 한 참석자는 "처음 근소세 폐지 공약을 들었을 때는 '뭐 이런 황당한 얘기가 다 있나 싶었다'며 그러나 오늘 강연을 들어보니 실현가능성도 높은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