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기강 쇄신을 위해 강재섭 대표가 ‘칠고초려’ 끝에 당 윤리위원장으로 영입했다는 인명진 목사(갈릴리 교회)가 당내 갈등의 중심에 섰다. 인 위원장이 윤리위에 회부된 의원들에 대한 강력한 징계 의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하자 징계 대상 의원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광주 해방구’ 발언과 10·25재보권선거 무소속 후보 지원으로 윤리위에 회부된 김용갑 의원은 21일 “당에 인 위원장에 대한 정식 기피신청을 건의 한다”며 인 위원장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김 의원은 특히 인 위원장이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자신에 대한 징계 방침을 밝힌 것이 “무죄추정의 원칙을 무시한 명예훼손”이라며 “모든 법적인 조치를 강구해 나가겠다”고 경고했다. 인 위원장은 20일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해 김 의원에 대한 징계 결정을 밝히면서 “과거 이런 일(무소속 후보 지원)의 경우 제명했었다. 당명을 거역한 것은 스스로 당원임을 거부한 것으로 당을 떠나야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좌파의 칼이 보수의 목을 겨냥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인 목사는 과거 도시산업선교회를 통해서 기업을 도산시킨 것처럼 한나라당을 분열시키고 도산시키기 위한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민주화 운동 경력을 지닌 인 위원장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그는 “인 목사는 많은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우려하듯이 한나라당의 정체성에도 맞지 않는 강한 좌파성향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이어 “광주 발언은 분명히 광주시민과 광주시를 지칭한 것은 아니었다”며 “언론에 거두절미돼 광주 해방구 발언이 보도됨으로써 결과적으로 광주시민의 명예와 자존심을 훼손했다고 판단해 진심으로 사과한 바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10·25재보선 무소속 후보 지원에 대해서는 “창녕 군민의 여론을 완전히 무시하고 당선이 불가능한 사람을 공천함으로써 선거에서도 참패당했던 것”이라며 “선거 이후 최고위원회에서 이번 창녕 선거의 실패는 공천의 잘못에 있다고 이미 결론을 내린 바 있고 최고위원회에서도 윤리위에 제소하지도 않았는데 인 위원장이 언론에 앞장서서 아예 징계할 것을 주장해 윤리위에 상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기간 동안 해외출장 국정감사로 실질적으로 선거운동은 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그는 “인 위원장은 처벌을 기정사실화하고 자기 의견에 따르지 않는 한나라당 윤리위원에 대해서는 거의 막말 수준의 모욕적인 비판을 했다”며 “더 이상 인 위원장의 독선과 비민주성, 포퓰리즘적 정치행태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발끈했다. 그는 “인 위원장은 결정되지 않은 사항을 예단해서 본 의원을 공개적으로 매도한 것은 제척 사유에 해당한다”며 “당에 인 위원장에 대한 정식 기피 신청을 건의한다”고 밝혔다.

    ‘군부대 골프’ 사건으로 윤리위 징계 대상에 오른 송영선 의원도 인 위원장을 향한 반감을 드러냈다. 송 의원은 전날 진행된 김만복 국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참석한 국정원 과거사진실규명위원장 오충일 목사에게 “한나라당에도 목사님을 모셨지만, 목사님들을 모셔 놓으면 하나님의 뜻을 전달하는 중간자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기들 말이 절대 옳고, 절대 권력이라고 착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오류를 범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오 목사보다 인 위원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