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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 후보자가 열린우리당 의원의 공세적인 질문에 진땀을 뺐다. 송 후보자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의 외교통상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송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가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에 찬성하며 기존의 태도에서 변화한 이유를 묻는 열린당 최재천 의원의 질문공세에 당혹스러워했다.
특히 최 의원은 노무현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을 "그래서 오만스럽고 독선적으로 비춰지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등 강하게 질타해 눈길을 끌었다. 최 의원은 "북한 인권문제부터 질의하겠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송 후보자에게 "북핵상황의 변화가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정부의)태도 변화를 가져오게 됐다고 했죠"라고 물었다. 송 후보자는 "여러 요인 중 하나"라고 답했다.
송 후보자는 앞선 질의에서 북인권결의안에 찬성한 이유를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보편적 가치를 지킨다는 입장에서 찬성한 것"이라고 답했다. 최 의원은 송 후보자의 이런 답변을 거론하며 "보편적 가치를 벗어난 것 아니냐. 정치적 결정 아니었냐. 보편적 가치 때문이었다면 북한의 핵실험에 상관없이 이전에도 찬성을 했어야 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송 후보자가 "그것 때문이 아니라…"라고 말하자 최 의원은 "뭐 때문에 바뀌었나. 무슨 근본적 상황이 바뀌었길래…"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최 의원의 몰아치는 질문공세에 송 후보자는 "북한 인권에 대해 특수한 상황에 중점을 뒀고 북한이 국제사회와 대화도 해 상황이 개선되기를 기대했는데 국제사회가 북인권에 대한 인식이 더 나빠졌고 최근 한반도 긴장이 야기된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보편적인 가치기준인 인권에 대해 입장을 갖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최 의원은 "대답이 말이 안된다. 보편적 가치는 (우리정부가)기권을 할 때도 늘 하던 얘기"라며 "결정적으로 바뀐 계기가 뭐냐. 1년이란 기간동안 무슨 변화가 있었냐. 기권에서 찬성으로 돌아선 근거가 뭐냐"고 소리쳤고 송 후보자는 "북한이 대화를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최 의원은 곧바로 "북한이 대화를 안 한게 하루 이틀이 아니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안했다"고 따졌다.
이에 송 후보자는 "긴장고조 측면도 감안이 됐다"고 말했고 최 의원은 송 후보자에게 "인권문제를 정치적으로 결정하고 북한에 대한 제재나 압박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북한인권결의안에 찬성하기 전)당정협의도 안했다"며 "이게 참여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이다. 나는 북한인권결의안 찬성한 것을 인터넷 보고 알았다"고 지적한 뒤 "참여정부라는데 누가 참여하고 있느냐. 누구를 위한 정책이냐. 공론화를 거쳤냐. 입장을 변경할 때 변경의 근거를 갖고 국민과 국회를 이해시키는 절차는 거쳤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후보자가 "적절한 차원에서 논의가 됐다"고 말하자 "무슨 논의가 됐냐. 전혀 모르는데… (국회)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공개적으로 논의한 적도 없고 비공개적으로도 논의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송 후보자는 "당정이 적절한 차원에서…"라며 재반박을 하려하자 최 의원은 "어떤 적절한 차원이 있었냐. 누가 결정했냐. 국회는 뭐냐. 결정된 다음에 보고하면 무슨 소용이냐"고 소리친 뒤 "참여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이 전부 다 그런 식이다. 그래서 오만스럽고 독선적으로 비춰지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