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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노무현 대통령의 ‘고집’에 또 한 번 혀를 내둘렀다.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에서도 반대한 인물들을 외교·안보라인 전면에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1일 통일부 장관에 이재정 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을, 외교부 장관에 송민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을, 국정원장에 김만복 국정원 1차장을, 국방장관에 김장수 육군 참모총장을 임명하는 11·1개각을 단행할 예정이다. 이에 한나라당은 “마이동풍·우이독경식”이라고 평가절하하면서도 “말문이 닫힌다”고 어이없어 했다.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어제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가 현 시국을 안보·경제 비상상황으로 진단하고 안보·경제 위기관리 내각 구성 필요성을 밝혔는데 이 말이 떨어지자마자 보란 듯이 오늘 중에 외교·안보라인 교체 발표한다고 한다”며 “한마디로 외교·안보라인이 아니고 코드라인이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열린당의 충성어린 소리에도 국정원 내부 알력의 당사자로 지목된 사람, 대미 외교 마찰의 주인공, 불법대선자금 관련 당사자를 마이동풍 우이독경 식으로 하는 것을 뭐라고 해야 할 지 말문이 닫힌다”고 혀를 찬 뒤 “이런 사람들로 코드 인사를 강행한다면 국회와 국민 심판을 모면할 길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형근 최고위원은 “이재정 부의장은 2002년 대선과정에서 한화그룹으로부터 10억원을 받아 구속·기소됐다가 이례적으로 벌금형 받아 사면·복권된 사람이다. 또 북한 2차 핵실험은 필연적인 것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얘기했다”며 “전형적인 코드인사 보은인사로 한미관계를 복원하고 국제공조를 강화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강두 의원도 “노 대통령은 국민과 함께 살아야 하는데 혼자 살려고 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국회브리핑에서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오기·독선 인사의 결정판”이라고 비난했다. 나 대변인은 “송민순 외교부 장관 카드는 한미동맹을 균열시키겠다는 청개구리 인사, 김만복 국정원장 카드는 간첩단 사건 축소·은폐하겠다는 코드인사, 이재정 통일부 장관 카드는 전형적인 보은인사로 안보불감증을 부추기고 대북정책을 더 실패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한나라당은 이번 개각으로 임명될 신임 장관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인사의 부적격성을 철저히 밝혀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