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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27주기 추모식에서는 국가정체성 혼란과 북핵사태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다. 특히 대권도전을 선언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향한 기대가 주를 이뤘다.
박 전 대표는 동생 지만씨 부부, 근영씨 보다 일찍 현충원을 찾아 행사시작 전부터 추모객을 맞았다. 이날 행사장에는 행사를 주관한 민족중흥회 회원과 일반시민 등 가슴에 검은 리본을 단 2000여명의 추모행렬이 이어졌다. 정치권에서는 김종필(JP) 전 자민련 총재, 김용환 전 한국신당 대표, 이만섭 전 국회의장, 한나라당 김학원 의원등이 참석했다.
대권주자로서의 박 전 대표를 의식한 추도사가 행사장을 찾은 추모객과 지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박기석 전 건설부 장관은 추도사에서 "각하의 뒤를 이어 나라의 장래를 위해 헌신노력하고 있는 영애 박 의원이 '조국의 새로운 시대'의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주고 끝까지 굽어 살펴 달라"고 했으며, 정재호 대한민국헌정회 부회장은 "각하의 불같은 열정과 영부인의 고운 성정을 이어받아 나라 다시 일으키는 강한 여장부가 되게 해달라"고 박 전 대통령의 영전에 고했다.
유족대표로 인사에 나선 지만씨는 "북한 핵실험으로 안보가 위협받고, 국민불안이 가중됐다"며 "지금은 국민 모두 단합해야 함에도 일부에서 북한정권을 옹호하는 주장을 계속해 국론이 분열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버지께서 '평화는 구호로 얻는 것이 아니라 힘으로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며 "다수 국민의 지지와 굳건한 한미동맹, 강한 국방력을 갖춰 북을 설득하고 나아가 통일을 이루는 것이 아버지의 정책이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양옆에 배석한 JP, 지만씨와 간간히 대화를 나눈 것을 제외하고는 행사 내내 엄숙한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박 전 대통령을 지근에서 보필한 인사들의 충정섞인 추도사에 지만씨는 손수건을 꺼내 눈가를 닦아냈다. 또 행사 중간 소개된 박 전 대통령의 육성연설은 모든 추모객을 숨죽이고 경청케했다. 1967년 7월 연설에서 박 전 대통령은 "나의 소원은 이 땅에서 가난을 몰아내고 통일조국을 건설하는 것"이라며 "빈곤, 부정부패, 공산주의가 우리의 세가지 적"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표의 지지모임인 박사모와 박애단 회원들은 이날 맹활약을 보였다. 박애단 회원 100여명은 이날 새벽부터 행사장 주변정리를 돕고 추모객에게 따뜻한 음료를 제공하는 봉사활동을 벌였다. 박사모는 200여명의 회원들이 나와 커피와 녹차를 추모객에 제공하고 박 전대표를 근접 경호하는 역할까지 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