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9곳에서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를 하루 앞둔 24일 승패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각 당의 자체 판세 분석에 따르면, 인천 남동을과 전남 해남․진도 국회의원 보선은 각각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승리가 예상되고 있으며, 기초단체장(충주․신안․화순․창녕)과 광역․기초의회 의원(서울 금천, 경기 고양, 경남 밀양)도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승리가 점쳐지고 있다.

    이번 재보선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정계개편 논의가 본격화하는 시점에 치러지는 만큼, 각 당은 선거 결과를 예의주시하면서도 그 결과가 몰고 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당장 향후 민주당과 열린당과의 관계 등 범여권의 통합론 등 정계개편 구도에 관심이 쏠린다. 각 당의 판세분석대로라면 열린당의 참패가 예상되는 만큼 집권 여당의 분열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우선 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열린당과의 호남텃밭 경쟁에서 민주당이 완승했음을 재확인시켜주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장담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전남 해남․진도 국회의원 보선에서 자당 소속 채일병 후보가 열린당 박양수 후보에게 낙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데다가, 신안 및 화순 군수 선거에서도 무소속 후보들과의 격차를 오차 범위 이상으로 벌렸다며 확실한 승리를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5․31 지방선거에서 이미 열린당과의 호남텃밭 경쟁에 완승했다”면서 “이번 선거는 이런 결과를 재확인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내달 11일 창당 3주년을 맞는 열린당에게 ‘확실히 문을 닫아야 하는 정당’임을 확인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덧붙이면서 “이번 재보선 이후 열린당의 민주당 구애가 노골화될 것인데, 스토커는 스토커일뿐 사랑은 아니잖느냐”며 향후 민주당 중심의 정계개편 논의가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민주당의 또 다른 핵심 관계자도 “김근태 의장의 개성공단 춤 사건으로 다소 상승세를 보이던 열린당 박양수 후보의 상승세가 꺾였다”면서 “이번 재보선 승리를 토대로 향후 민주당 중심의 민주세력 대통합에 박차를 가해 내년 정권창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선거는 끝까지 지켜봐야 하며, 낮은 투표율 등 여러 가지 변수가 남아있는 만큼 끝까지 예의주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이번 재보선을 통한 '민주당=호남텃밭'이라는 확고한 지지세를 구축, 향후 민주당 중심의 정계개편 구도를 이끌어내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반해 열린당은 낮은 정당 지지율 등이 말해주듯 이미 재보선 결과를 예견했다는 입장이면서도 막판까지 혼신의 힘을 다하는 모습이다. 인천 남동을 국회의원 보선에서 자당 소속 박우섭 후보가 막판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는 자체 판단 하에 23일에는 박 후보 사무실에서 지도부 회의를 갖는 등 총력을 기울였지만 선거 승리보다는 소속 의원 대다수는 이번 재보선 결과가 향후 정치권의 정계개편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두 곳의 국회의원 보선 필패가 예상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당장 열린당에선 이번 재보선 참패로 김 의장 등 당 지도부 책임론을 물론, 당이 정계개편의 객체로 전략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한 초선 의원은 최근 김 의장의 '춤판' 파문을 언급하면서 “보선도 확실한 패배가 예상되는 만큼, 김 의장의 지도력에 한계가 분명해졌다”면서 재보선 이후의 김 의장과 당 지도부 책임론이 불가피함을 피력했다. 이와 더불어 최근 불거진 정동영 전 의장과 김 의장의 ‘창당실패론’ 발언까지 더해지면서 당내 노선 갈등도 노골적으로 터져나오면서 당 전체가 급격히 분열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한나라당은 인천 남동을 국회의원 보선을 ‘이미 끝난 선거’라며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승리의 여세를 몰아 보수세력대연합 등 차기 정권 창출을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