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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째드리지요' 논란을 일으킨 청와대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이 국회에서까지 막말 수준의 언사를 내뱉어 파장이 예상된다. 이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가출한 엄마'에 비유하고 "책임감도 없고 역사 의식도 없다"고 공개 비난해 논란을 일으킨 양 비서관은 25일 국회에 참석한 자리에서도 박 대표 비난을 "소신"이라고 주장했다.
회의 시작 전부터 충돌이 예고됐던 한나라당과 양 비서관의 공방은 오후 속개된 국회 운영위원회의에서 곧바로 터졌다. 첫 질의자로 나선 이군현 의원은 양 비서관을 향해 공세를 퍼붓기 시작했다. 이 의원은 먼저 양 비서관에게 "무슨 업무를 담당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양 비서관은 "청와대 국정홍보를 맡고 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다시 "홍보기획비서관은 국정의 홍보전략과 부처협력 업무를 맡고 있는 것 아니냐. 아리랑TV 부사장 인사부탁이 홍보기획비서관의 업무와 무슨 상관이냐"고 묻자 양 비서관은 "광의(廣義) 업무라고 생각한다"며 이 의원의 '부탁'발언에 "부탁이 아니다"고 따졌다. 양 비서관의 이 같은 답변으로 한나라당 의원들은 격앙됐다.
이 의원은 흥분된 목소리로 "그건 양 비서관 생각이다. 협의할 적에 '청탁이다' '압력이다' 선언하고 하느냐. 모든 정황을 고려할 때 양 비서관의 행위에 대해 압력성이 있다면 압력이라고 규정되는 것이다"고 질책하자 양 비서관은 "문화부 장관이나 아리랑TV부사장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맞대응했다.
양 비서관은 이 의원에게 "당신이란 표현은 안 썼으면 한다. 국민들이 보고 있다"며 이 의원에게 따졌다. 양 비서관의 이런 발언을 듣고 있던 한나라당 의원들은 '어이없다'는 반응과 함께 양 비서관을 향해 "오만방자하다"고 소리쳤다. 이 의원은 다시 질의를 하기 시작했다. 이 의원은 "'조선·동아는 '저주의 굿판을 걷어치우라'고 썼느냐"고 묻자 양 비서관은 "예. 썼습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다시 "사학법 장외집회 때 박근혜 대표를 가출한 '5무(無) 정치인'(책임감, 결단, 역사의식, 깊은 성찰, 일관성이 없는 정치인)이라고 말했느냐"고 물었다. 양 비서관은 "글을 썼습니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그런 표현을 썼잖아요"라고 소리쳤다. 이에 양 비서관은 "제 소신입니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런 행동이 비서관으로서 적절하냐"고 따지자 양 비서관은 "어떤 부분을 말하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박 대표에 대한 얘기나 이런 것들이 적절하냐. 아리랑TV 부사장 인사도 협의라고 얘기하는데 비서로서 적절하지 않다. 비서의 본분을 망각한 오만방자한 행동이다"고 질책했다.
이에 양 비서관은 "의원님께서 그렇게 생각하신다면..."이라고 맞섰다. 계속되는 양 비서관의 뻣뻣한 태도에 이 의원은 "국민의 보편적 정서가 그렇다는데 양 비서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관하고 있다. 그게 오만방자하다"고 따지자 양 비서관은 "박 전 대표나 조선·동아에 대한 글이 (비서관의)본분을 넘어가는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 의원이 다시 '면책특권을 버리고 만나자'는 양 비서관의 발언을 거론하며 "면책특권을 버리고 만나자고 했죠"라고 묻자 양 비서관은 "말이 아니라 글이다. 질문을 정확하게 해줬으면 좋겠다"며 이 의원에 충고했다. 이에 이 의원은 "국회 모독 아니냐. 사과해라"라고 소리쳤고 양 비서관은 "사과할 일이 아니다"고 맞대응하며 이 의원의 공세에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 의원이 격앙된 목소리로 "오만방자해서…어떻게 국민을 모독하고 의원을 모독하고 헌법에 명시한 면책특권을 무시하느냐. 일개비서관이…"라고 말하자 양 비서관은 "일개 비서관이란 말은 쓰지 말아달라"고 대들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왜 그리 쫑알대느냐. 어떻게 청와대 비서관이 면책특권을 논할 수 있느냐"며 김한길 운영위원장을 향해 "비서관의 답변태도에 주의를 주고 사과하도록 해달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