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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투톱이 ‘자기 색깔내기’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강재섭 대표가 ‘박근혜 그림자’를 털어버리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면 김형오 원내대표는 원내사령탑으로서의 차별화에 고심하고 있다.
13일로 취임 한 달째를 맞는 김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잦은 접촉을 통해 현안에 대한 확실한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11일 원내사령탑으로서 보낸 한달간의 소회와 9월 정기국회 대책 등을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김 원내대표는 강 대표와의 관계설정을 분명히 했다. 강 대표가 ‘대호남 사과’를 한 10일에도 김 원내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의 전시작전통제권(작통권) 환수 발언을 강력히 비판하고 국방청문회 개최를 요구하는 기자간담회를 가진바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당내 ‘참정치실천운동본부’ 구성과 ‘부실한 김병준 청문회’ 등을 두고 나왔던 ‘투톱 불화설’에 대해서는 부인하면서도 ‘강 대표가 국회 교육위원회 개최를 두고 김 원내대표를 질타했다’고 알려진 데 대해서는 불쾌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강 대표가 자신을 ‘질타’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교육위 원내대책이 잘못됐다고 강 대표가 나를 질타했다고 하는데 그런 적 없다”며 “강 대표가 원내대책이 잘못됐다고 이야기를 했으면 그 자리에서 입장을 밝혔지 듣고 가만히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질타’라는 용어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질타라는 말은 글자 그대로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야단치는 것이다. 그런 분위기였으면 가만히 있었겠느냐”고도 했다.
그는 이어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에게 해명 기회만 줬다는 비판을 받았던 국회 교육위원회에 대해 “교육위를 잘못 열었고 설사 열어서 한나라당이 성과를 못 봤다고 비판 하더라고 국민 알권리 차원에서 여는 것이 맞다”고 반박한 뒤 “교육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이 질문을 잘못했다는 데 대해서는 따끔한 질책을 받겠다”며 “한나라당 의원들이 실력은 있으면서도 점잖은 부분이 있는데 노하우를 알면 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이 강 대표의 참정치실천운동본부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도 “완전히 오해다. 공감대를 얻기 위해 준비위원회를 만들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자는 것이었다”며 “만드는 것 자체를 반대한 게 아니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내가 의견만 제시하면 투톱간 이견이 있는 것이냐”며 “최고위원회가 최고 의결권과 집행권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만큼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한달을 하든 하루를 하든 일년을 하든 똑같은 마음으로 원내대표직에 임할 것”이라며 “특별한 감회는 없지만 처음부터 이야기했듯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국회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