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흘 앞으로 다가온 7·26 국회의원 보궐선거. 4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중요한 선거임에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사상 최대의 수해로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5·31지방선거 압승 이후에도 정당 지지율에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으며 이번 7·26보궐선거 역시 한나라당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터진 한나라당의 골프파문이 변수로 떠올랐으나 힘든 경제상황이 수해로 악화되고 안보불안까지 겹치며 국민들은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이런 무관심 속에서도 경기도 부천소사에서는 노무현 정부와 한나라당의 입씨름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5·31지방선거를 통해 국회의원에서 도지사로 자리를 이동한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의원직 사퇴로 치러지는 부천소사 보궐선거는 노무현 대통령 대리인과 의원 시절 노 대통령 저격수 역할을 했던 김 지사 대리인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한나라당 차명진 후보는 이번 선거를 지방선거에 이어 노무현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고 있다. 대결구도가 '노무현 대리인 vs 김문수 대리인'으로 짜여진 만큼 현 정권에 대한 심판론을 가장 큰 이슈로 부각시키고 있다. 때문에 차 후보 본인도 김 지사의 대리인임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대 운동권 출신인 차 후보는 1984년 김 지사를 만나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김 지사와 함께 한나라당의 전신인 민자당에 입당했고 김 지사가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보좌관으로 활동하며 23년 간 인연을 맺어온 자타가 공인하는 김문수의 사람이다.

    소사역에 위치한 차 후보의 선거사무소는 김 지사가 사용하던 사무실이다. 때문인지 차 후보의 선거사무소엔 아직도 김 지사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책장엔 김 지사가 의원당시 만들었던 의정보고서가 꽂혀있고 손님을 접대하는 탁자엔 김 지사와 차 후보가 7·11전당대회장에서 함께 찍은 사진이 놓여있다.

    차 후보의 홍보카피는 '할 일 많은 소사구 일 잘하는 차명진'이다. 이는 김 지사가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며 사용한 '할 일 많은 경기도 일 잘하는 김문수' 홍보카피를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차 후보의 홈페이지를 열면 차 후보의 사진과 함께 '김문수의 선택, 일 잘하는 머슴!'이란 카피를 함께 볼 수 있다.

    이처럼 차 후보는 김 지사의 대리인임을 가장 큰 선거전략으로 사용하고 있다. 차 후보 측도 "선거전략은 노무현 대리인 대 김문수 대리인"이라고 말한다. 차 후보 측 관계자는 "김 지사가 10년동안 이 지역을 완벽할 만큼 잘 다져놨다. 10년동안 동네 슈퍼까지 다니지 않은 곳이 없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며 "차 후보가 김 지사와 함께 손발을 맞춰 소사를 가장 잘 발전시킬 수 있는 후보란 점을 강조하고 있고 주민들도 많은 격려를 해주시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나타나고 있는 선거판세는 차 후보가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는 가운데 열린우리당 김만수 후보가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차 후보 측은 "20%정도 지지율이 앞서고 있다"며 당선을 자신하고 있다. 특히 차 후보는 주말 유세를 통해 굳히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주말부터 내주 초까지 3일동안 당의 거물급 인사들이 차 후보에 대한 지원유세를 나서기 때문에 차 후보 측의 자신감을 충만한 상태다. 22일 오후엔 각종 선거승리로 '선거승리제조기'로 불리는 박근혜 전 대표가 차 후보의 지원유세를 펼치고 23일엔 이회창 전 총재가 24일엔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이 연이어 지원사격에 나선다. 차 후보 측은 이번 주말유세전을 통해 확실한 승기를 잡을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  <부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