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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돼도 할건지 말건지 고민할 거냐”
열린우리당 김근태 최고위원의 유독 ‘신중한’(?) 행보가 당 안팎의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5·31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후속 지도체제 구성과 관련, 의장직 승계 여부에 대한 김 최고위원의 ‘장고(長考)’가 오히려 당 위기 상황을 부추기는 꼴로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정동영 의장이 1일 사퇴한 상황에서 김 최고위원의 의장직 승계로 가닥이 잡혀 가던 당초 당내 분위기가 김 최고위원의 ‘미적지근’한 태도로, 주말(지난 3~4일)을 거치면서 급반전 됐다는 것이다.
실제 김 최고위원의 이런 태도가 김 최고위원의 당 위기 수습에 대한 진정성 여부에 대한 강한 불신으로 비쳐지고 이것이 김혁규 조배숙 최고위원의 사퇴에 한몫하는 분위기로 이어지면서 후속 당 지도체제 구성 논의가 일순간 꼬여갔다는게 당 안팎의 설명이다.
따라서 김 최고위원의 의장직 승계 문제는 물 건너가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문제를 놓고 당내 각 계파간의 갈등이 첨예하게 노골화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당초 ‘김 최고위원 만한 대안이 없다’는 중진들의 ‘대안부재론’도 쏙 들어가면서, 신속한 당 위기 수습의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결국, 김 최고위원의 ‘실기론’이 당내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김근태 불가론’으로 이어졌으며 일부 중진들의 입에서는 “비대위로는 안 된다” “재창당 작업에 나서야 한다”는 등의 녹록치 않은 상황으로 치닫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이같은 일련의 과정이 당내 정동영계와 김 최고위원이 수장으로 있는 재야파간의 세다툼을 위한 신경전으로 비화되고 동시에 상대방에 대한 격한 말들까지 쏟아내는 상황으로 이르면서 더욱 걷잡을 수 없게 됐다는게 당 안팎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당시 당내 정동영 의장과 가까운 의원들 쪽에서는 “김 최고위원이 의장직을 승계하거나, 비대위원장이 되겠다는 것은 뒷북" ”김 최고위원이 정 전 의장의 의장직 승계 권유를 곧바로 받아들이지 않아 당의 혼란이 더욱 가중된 상황“이라면서 노골적인 불만이 터뜨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당내 재야파는 정동영계를 향해 “얕은 정치 수작을 부리지 말라”면서 치고받았다. 수도권 출신의 재야파 소속 한 의원은 “무너져 가는 당에 누가 당의장을 맡고 싶겠는가. 덥석 의장직을 승계했다면 또 그래도 뭐라 했을 것 아니냐”면서 “당 의장 승계가 무슨 권력이 있는 것처럼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서 강력 발끈했다.
그는 또 김혁규 조배숙 최고위원의 당 지도부 사태에 대해서도 “이들은 정동영 전 의장의 사람들 아니냐.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뒤통수치듯이 사퇴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면서 김혁규 조배숙 최고위원의 사퇴는 김 최고위원의 행보와는 무관한 당내 정동영계의 정치적 계산이 반영된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당내 한 관계자는 “김 최고위원은 과거 민주당 분당시에도 막판 고민을 거듭하다 마지막에 합류했었다”면서 “김 최고위원의 스타일 자체가 원래 그렇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이 자신의 대선 행보를 감안한 정치적 이해 계산보다는 김 최고위원의 정치스타일에서 이번 사태가 기인한 측면이 크다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