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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탄핵을 물리적으로 막은 것은 잘못됐고 반성한다”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1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탄핵저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같이 밝힌 뒤 “노무현 대통령과 임기 함께한 뒤 정치를 떠나겠다”고 정계은퇴를 시사했다.
2003년 탄핵소추 과정에서 노 대통령 탄핵저지운동에 앞장섰던 유 장관은 ‘탄핵저지는 잘못됐고 물리적인 표결 저지는 문제였다. 노 대통령도 괜찮으니 막지 말라고 했는데 열린우리당이 불안하고 숫자도 적고 하니까 막았다”며 “우리가 탄핵 때 막지 않고 충분히 토론해서 표결했다면 가결됐든 부결됐든 우리 의회사에서 (물리적 저지는) 단절됐을 것이다. 그걸 지키지 않은 것을 몹시 후회했다”고 탄핵저지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특히 ‘장관직을 언제까지 할거냐’는 질문에 “노 대통령이 퇴임할 때까지 하는 게 목표”라며 노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정치를 같이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또 자신의 정치적 포부에 대해 “공익근무를 마치고 집에 가는 것처럼 시민으로 돌아가는 것”이라 밝히면서 “대선 날 아침에 집에서 늦잠 잘 수 있으면 정말 행복하겠다”고 장관직 퇴임 후 정계은퇴를 시사했다.
‘대통령의 남자’라는 지적에 그는 “노 대통령은 정치하는 분이고 난 그분을 좋아하니까 일종의 상담역처럼 도와주는 관계”라고 전제한 뒤 “(노 대통령은) 딴 것보다 굉장히 정의감, 용기 배짱이 있는 분이다. 난 그런 사람을 좋아한다”고 노 대통령을 향한 ‘해바라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또 과거 자신이 쏟아놓은 ‘막말’들에 대해 ‘나름대로 충분히 계산해서 한 말이다. 여론전을 하는데 어필하는 발언을 해야 될 것 아닌가”라고 반문한 뒤 “탤런트 최민수씨가 깡패 역을 잘한다고 해서 성격이 포악하다고 볼 순 없는 거 아닌가”라며 ‘자신의 발언들은 상황적 필요에 따라 했던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우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한 말과 행동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쟤는 성격이 나쁘다’고 평가해도 섭섭하거나 억울할 건 없다. 그건 수용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같이 짜고 싸움했는데 내가 돌격대장을 했다면서, 성격이 나쁘다면서 열린당 사람들이 나보고 (장관) 안 된다고 하면 억울하다”고 장관임명 과정에서 반대의사를 내비쳤던 당내 인사들에게 섭섭함을 드러냈다.
한편 그는 평택 미군기지반대 폭력시위와 관련, “헌법이 보장한 의사표현 자유를 물리적으로 탄압할 때는 정당방위 차원에서 폭력도 가능하다. 그러나 지금은 시위대가 도발하지 않는 공권력에 대해 물리적으로 부딪히는 양상”이라며 “나도 옛날에 데모 많이 했지만 1980년대에 그렇게 하지 않았다. 평화집회 허용해주면 집회만 했지 줄 서 있는 경찰관들 공격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그는 평택에서 폭력시위에 가담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폭력에 대해 책임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대한민국에 합법적으로 폭력이 허용된 공간이 어디 있나. 헌법과 법률에 의해 사적 폭력은 금지돼 있다”고 역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