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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자민련을 사실상 흡수 통합한 한나라당이 오히려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많을 것이라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사무처를 비롯한 일부 한나라당 관계자들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23일에는 당 소속 의원이 직접 비판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은 이날 중앙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양당의 통합을 두고 '소탐대실(小貪大失)'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외연확장에 도움보다는 손실을 끼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남경필 "큰 그림 상실한 '소탐대실'…도움보다는 손실 끼칠 것"그는 "한나라당이 중도보수적인 '공동체 자유주의'로의 외연확장이 이루어져야함에도 불구하고 자민련과의 합당은 오히려 퇴행적인 확장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며 "(대선을 앞두고 일어날 정계개편 과정에서) 한나라당이 주도하는 정치발전을 내포한 세력재편을 막는 '큰 그림을 상실한' 소탐대실"이라고 지적했다.
남 의원은 이어 "정당의 권력욕이 아니라 국가의 대계를 위해 다음 대선에서는 반드시 한나라당이 집권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차기 대선승리가 한나라당만의 축제가 아니라 국민 모두의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한나라당의 변화와 외연 확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움직임에 '한-자 합당'이라는 돌발 사건으로 방해받지 않았으면 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 역시 "1개의 의석과 충청권에서의 세력 확장이라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원조보수' 정당인 자민련과의 합당은 새로운 이미지로 거듭나려는 한나라당에 크게 도움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게다가 사무처 구조조정까지 단행한 한나라당으로서는 합당으로 자민련 사무처 요원을 받아들이기도 쉽지않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민중심 "국중당 말살하려는 정치술수", 지방선거 연대논의에 냉담자민련의 공동창당선언 돌연 철회로 지난달 홀로 창당하게된 국민중심당은 양당의 합당을 '국중당을 말살하려는 정치술수'라고 규정하고 크게 반발하고 있어, 한나라당과의 지방선거 연대문제나 향후 정책공조에 있어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한-자 합당'이 발표된 다음날인 21일 공동대표 긴급기자회견을 가진 국민중심당 신국환 대표는 "제1야당 거대야당인 한나라당이 가장 왜소한 자민련을 흡수 합당한 데 실망을 금치 못한다"며 "한나라당이 소멸돼가는 정당을 흡수한 것은 정치도의상 옳지않다"고 비난했다.
심대평 대표 역시 "충청권을 기반으로 국중당의 지지도가 확산되는 것을 말살하려는 정치술수"라며 "이번 합당이 한나라당으로서는 플러스보다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1인정당의 1인이 한나라당에 간 것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또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가 제기한 지방선거에서의 연대문제와 관련, 정진석 원내대표는 "충청권을 반드시 석권하겠다는 목표를 향해 국중당은 독자노선을 갈 것이며 또 승리할 자신도 있다"며 냉담한 반응을 나타낸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