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대통령 사돈 배병렬씨의 음주운전 사고를 경찰이 무마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 그동안 이를 완강히 부인하며 사실을 처음 보도한 언론에 대해 고소 주장까지 했던 청와대의 도덕성이 도마위에 올랐다.

    경찰청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행자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지난 2003년 4월 경남 진해에서 일어난 노 대통령 사돈 배씨의 교통사고는 음주운전 사고가 사실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청와대와 경찰청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며 보도 언론에 대해 고소하겠다는 주장까지 펼쳐왔다. 청와대와 경찰청은 지난 3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노 대통령 사돈 음주운전에 대한 청와대와 경찰의 사건은폐' 주장에 대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특히 청와대는 이를 보도한 조선일보에 대해 고소방침까지 밝히며 강력히 반발했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당시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는 조선일보 보도와 관련해 정정보도청구소송과 민사상 손해배상을 검토 중"이라고 말하며 조선일보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이택순 신임 경찰청장도 지난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경남경찰청장) 취임 한달 뒤 김해경찰서 현장순시를 간 자리에서 서장으로부터 구두보고를 받았다. 당시 보고 내용은 '교통사고가 나서 현장에서 처리했다'는 것이었다"며 경찰의 사건은폐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문재인 민정수석비서관 역시 민정수석실의 경찰청 본청 감사결과까지 밝히며 현직 경찰 임모씨의 주장을 대부분 부인했다.

    이 때문에 청와대와 경찰청은 '음주운전 사고 은폐 비난' 뿐만 아니라 거짓말을 했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이계진 대변인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노 대통령이 사적인 감정으로 나라를 다스리고 청와대는 거짓말을 한 것"이라며 "현 정부가 하는 일이 모두 이런식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진작 정직했어야 했다. 손으로 해를 가릴 수 없다"며 "청와대는 거짓말을 한 데 대해 책임을 져야하고 관련자들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택순 신임 경찰청장을 겨냥해 "보은(報恩)인사도 원점으로 돌려야 한다"며 사퇴도 촉구했다. 이 대변인은 조선일보에 대한 고소 방침에 대해서도 "사실을 보도한 언론에 대해 고발 운운하다니 가증스럽다"고 비난했다.

    이정현 부대변인도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청와대와 경찰청의 행태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며 "그동안 은폐하고 국민을 향해 거짓말을 한 청와대는 국민 앞에 공개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부대변인은 "이처럼 진실을 숨기고 감춘 권력비리가 한 두가지 겠느냐"며 "청와대가 간단한 조사만으로도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던 일을 감추고 속여 국민의 분노를 더 크게 했다"고 개탄했다. 그는 "이번 은폐 과정에 개입된 모든 공직자들을 엄중히 처벌해야 할 것"이라며 "자세한 사건의 내막에 대해서도 추후 더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