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소중화(小中華) 조선의 백성이 아닌 '자유의 파도' 대한(大韓)의 국민이다."
  • 美國 텍사스주 휴스턴시, 자욱한 전운(戰雲)이 하늘에 멍울졌다.

    美 당국은 7월 21일 중국에게 駐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하라고 통보했다. 미국이 중국에 준 시간은 72시간, 단 사흘이었다. 미국은 전 세계에 또 하나의 충격을 던졌다.

    중국의 총영사관 직원들은 급한 대로 문서들부터 불태웠다. 그 문서들이 미국의 기밀을 도둑질한 장물(贓物)일 거라는 짐작쯤은 쉬이 할 수 있다. 연기가 포연(砲煙) 같이 자욱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美 외무장관은 이와 관련 "휴스턴 총영사관은 중국의 스파이 활동과 지적 재산권 절도의 중심지"라고 말했다. "시진핑은 파산한 전체주의 이데올로기의 진정한 신봉자(true believer)"라는 공포스러운 말까지 덧붙였다.

    지구 반대편 남중국해 위에도 먹색 구름이 컴컴하다.

    미국은 7월 4일부터 7일까지 남중국해에 항공모함을 출동시켜 해상 작전을 실시했다. 웬만한 강대국의 공군력보다 강하다는 평을 듣는 미국의 항모 한 척이다. 그러나 훈련에 참여한 항모는 한 척이 아닌 두 척이었다. 훈련엔 니미츠호와 로널드 레이건호가 함께 했으며 같은 시기 중국 해군이 남중국해에서 훈련 중이었다.

    중국이 통째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남중국해를 미국의 전함이 항진(航進)하는 이른 바 항해의 자유 작전(FONOP : Freedom of Navigation Operation). 남중국해에서 벌이는 중국의 폭거에 항의하며 오바마 정부 때부터 행했던 작전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항모 두 대를 파견해 작전을 펼칠 정도로 강도를 높인 적은 이전에 없었다.

    뿐만 아니다. 미국은 중국 공산당원과 그 친족의 미국 방문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미국의 중국 때리기는 유례가 없이 전 방위적이며 가혹하다.

    동아시아에 전쟁의 파도가 넘실댄다. 와중에 국제 사회를 둘러보니 도무지 중국의 편은 없다. 그나마 꼽자면 '대한민국, 북한, 러시아' 정도다. 이게 무언가. 대한민국은 왜 전체주의 국가의 편에 서있는가.
     
  • ▲ 남중국해 중국 영유권 주장 지도. 남중국해의 거의 모든 바다를 중국의 영해(빨간 점선)로 주장하고 있다. ⓒ뉴시스
    ▲ 남중국해 중국 영유권 주장 지도. 남중국해의 거의 모든 바다를 중국의 영해(빨간 점선)로 주장하고 있다. ⓒ뉴시스
    미중 패권 경쟁에 있어 중국을 응원하는 한국인은 많지 않다. 한국인이 중국이란 나라를 좋아하기는 어렵다. 대륙과 반도 사이 반만년(半萬年)의 세월은 험악했다.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중국에 어깃장을 놓았다간 보복을 당하고 말 것이다. 줄타기는 약소국의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말하는 한국인이 적잖다는 것이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말이요, 불가피적 친중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중국도 쓰지 않는 G2라는 말을 한국만은 사용한다. 5,000년의 세월이 DNA로 인이 박인 걸까.

    대통령은 한발 나아가 적극적 친중 행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12월 베이징대 연설에서 "중국은 산봉우리 같은 나라며 한국은 소국이지만 중국과 함께 중국몽을 꾸겠다"고 말했다.

    미중 패권전쟁 속 대한민국의 현명한 선택은?

    전부 틀렸다. 대한민국은 중화인민공화국에 대항해야 하며 그럴 능력 또한 있다.

    첫째,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려면 미국과의 동맹부터 깨야 한다. 

    줄타기라던가 중재자라던가 운전자라던가 하는 명제들부터 틀렸다. 분쟁을 벌이는 양측 누구와도 동맹이 아닐 때 국가는 중립을 선언할 수 있다. 미국과의 동맹은 유지한 채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같은 소리를 하는 건 국제정치의 기본도 모르고 하는 소리다.

    둘째, 중국은 공산-전체주의 국가이다. 

    대한민국이 소중히 하는 자유민주주의란 모든 것을 수용하되 다만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배격하는 것이다. 공산주의는 쉽게 이야기하여 '자유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말살시키는 것'이 목표인 체제이다. 중국은 공산-전체주의 국가이다. 경제적으로는 파트너일 수 있지만 동시에 '잠재적 적국'인 것이다.

    미국 또한 중국의 잔악한 공산-전체주의를 더 이상 두고 볼 생각이 없다. 온갖 불법과 끔찍한 인권 탄압을 저지르며 미국에 도전해오는 중국을 초장부터 초토화시키는 중이다.
  • ▲ 중국 영사관 직원들이 문서들을 불태우고 있다. ⓒ Twitter 캡처
    ▲ 중국 영사관 직원들이 문서들을 불태우고 있다. ⓒ Twitter 캡처
    셋째, 원교근공(遠交近攻)은 동서고금의 진리이다.

    '국가 간의 전쟁은 90% 이상이 인접국간의 영토 분쟁에서 비롯된 것'이다. 저명한 국제분쟁 이론가인 일리노이 대학의 존 바스케즈(John Vasquez) 교수의 분석이다.

    중국의 관료들은 "서해에 공해란 없으며 이어도는 중국의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국을 향한 영토적 야심을 바다에서부터 드러냈다. 조만간 그 야심이 육지에도 번지지 않을까. 안 그래도 중국은 "고구려는 우리의 역사"라고 주장하는 중이다. 어느 날 중국이 "고구려의 옛 영토는 모두 중국의 것"이라고 주장한다 해도 놀라울 것이 없다.

    반면 미국은 한국과 영토적으로 거의 지구 반대편에 위치해 있다. 미국은 한국에 영토적 야심이 없다. 옛 지혜는 2020년 국제정세 속에서도 철저히 유효하다.

    넷째, 강자만이 중립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

    2차 대전 당시 중립을 지켰던 스웨덴. 스웨덴이 중립을 지킬 수 있었던 이유는 영국과 나치 독일 모두에게 부담이 될 만한 군사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스웨덴은 유럽의 무게 추를 기울게 할 수 있는 힘이 있었다. 그럼에도 스웨덴은 나치 앞에 굴욕적이어야 했다.

    대한민국의 세계 7위의 군사 강국이다. 충분한가?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 주변에 있는 국가들의 군사력은 세계 2위, 3위, 4위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국제정치학자인 시카고 대학의 존 미어샤이머(John Mearsheimer) 교수는 "세계에서 지정학적으로 가장 위태로운 국가는 폴란드와 한국이며 그 중에서 한국이 더욱 절망적"이라고 이야기 한 바 있다. 그러나 절망적인 지정학적 운명을 지닌 대한민국은 '아직' 없어지지 않았다. 인류 역사 상 가장 강력한 패권국인 미국과 동맹이기 때문이다. 이승만 대통령이 맺은 미국과의 상호방위조약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군사력 세계 1위와의 동맹을 약화시킨 뒤 2, 3, 4위의 중재자를 자처한다? 국제정치학의 기본을 알지 못 하거나 위험하리만치 이상주의적인 생각이다.

    다섯째, 한국은 중국에 기대지 않아야 살 수 있다.

    故 박원순 前 서울 시장은 "파리가 말에 붙어 가듯 우린 중국에 붙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세현 前 통일부 장관은 "(만약)미국이 한국을 압박한다면 더욱 중국과 손을 잡아야 한다"고 했다.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제품의 약 80%는 중국 기업이 수출용 완제품 등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중간재이다. 그리고 그것들의 대부분은 미국으로 수출된다. 또한 한국의 물건을 사주는 최대 고객은 예나 지금이나 미국이다.

    미국은 중국을 손보는데 있어서 경제부터 박살내고 있다. 수십 년간 '세계의 공장'으로 존재하던 중국에게서 그 타이틀을 빼앗고 있다. 이미 수많은 기업들이 중국에 있던 공장을 본국으로 철수시켰고 더러는 동남아 등으로 이전했다.

    그렇다면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서 폭발적 경제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인가? 
    미국이 그것을 원했기 때문이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헨리 키신저 박사는 다극체제론(多極體制論)을 통한 미-소 냉전에서의 승리를 주장했다. 이 전략에 따라 닉슨 대통령은 '죽의 장막'을 걷고 들어가 저우언라이(周恩來)와 함께 젓가락으로 식사를 했다. 그리곤 미국이 설정한 자유 세계 경제 질서에 중국을 편입시켜주었다. 미국은 중국이 경제적으로 성장하면 언젠가 자유민주주의로 평화로이 귀순할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중국은 그러한 미국의 기대에 부응하기는커녕 도리어 숨어서 갈아온 칼(韬光养晦)을 미국의 심장에 찔러 넣으려 하고 있다. 2018년 10월 美 허드슨 연구소에서 있었던 연설에서 마이크 펜스 美 부통령은 "미국의 주적은 중국"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한국이 미국과 함께 싸울 때 한국에 경제적 과도기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전 세계 경제 질서를 정해온 국가도, 앞으로 정할 국가도 누구인지 기억해야 한다. 당장의 과도기가 두려워 중국의 편을 드는 것은 더 없이 우매한 방법이다.

  • ▲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 저우언라이 총리. 헨리 키신저 국가안보보좌관의 세계 질서 구상에 의한 역사 대전환의 한 장면이다.
    ▲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 저우언라이 총리. 헨리 키신저 국가안보보좌관의 세계 질서 구상에 의한 역사 대전환의 한 장면이다.
    여섯째, 마지막으로 '이기는 편'이 누군지 알아야 한다.

    만약 이기는 편이 중국이라면 이야기는 복잡해진다. 그러나 이기는 편은 자유민주주의 미국이다. 미국은 인류 역사 상 가장 강력한 패권국이자 처음으로 에너지와 식량을 모두 자급자족하는 초강대국이다.

    '미국은 최대한 전쟁을 피하지만 일단 시작한 전쟁은 무슨 수를 써도 이긴다'는 말이 있다. 미국은 소련과의 냉전에서 접전 끝 판정승을 거뒀다. 그러나 美-中 분쟁의 양상은 달라 보인다. 타이틀 방어전에서 챔피언은 도전자를 상대로 어떤 탐색전도 없이 1라운드 K.O를 받아내려 하고 있다. '휴스턴 쇼크'는 챔피언이 도전자의 턱에 꽂은 묵직한 잽 중 하나일 뿐이다.
    다이쉬(戴旭) 중국 국방대학 전략연구소 교수는 최근 "중국은 더 이상 미국에게 도전해서는 안 된다"는 통절한 호소를 했지만 중국의 브레이크는 여러 가지 이유로 작동할 수 없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와 일부 우리 국민들은 갈 길을 잃은 듯하다. 멸망한 명의 마지막 황제 숭정제의 제사를 드리던 조선이 떠오른다. 조선이 망한 후에도 몇몇 선비들은 일본의 핍박을 피해 숭정제의 제사를 지냈다.
  • ▲ 국정원장 박지원과 통일부장관에 임명된 이인영 ⓒ연합뉴스
    ▲ 국정원장 박지원과 통일부장관에 임명된 이인영 ⓒ연합뉴스
    그러나 우리는 중화(中華)를 섬기는 소중화(小中華) 조선의 백성이 아니다. '자유의 파도' 대한민국(大韓民國)의 국민이다.
    이미 자유를 위해 싸우는 전우들에게 논리라는 소총을 던져주자. 그리하여 파란 지붕 아래 친중 반미 인사들을 규탄하자. 실상을 아직 모르는 국민에겐 진실을 깨우쳐주자. 

    지금도 휘날리는 자유라는 깃발 아래, 대한민국은 미합중국과 함께 우뚝 서야한다. 그리한다면 중국 '따위'는 대한민국 앞에 아무 것도 아니다.
     
  • ▲ 국정원장 박지원과 통일부장관에 임명된 이인영 ⓒ연합뉴스
    정태민 (1992年生)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기악과
    리박스쿨 청년 회원

    ※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스쿨의 약자로 이승만 건국대통령의 근대화와 한강의 기적을 만든 박정희 부국대통령의 산업화를 연구하는 아카데미 모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