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尹 이철규 원내대표 단독 출마설에 비토 확산당 내 반대론 분출하자 불쾌감 드러내'非尹·수도권' 송석준, 원내대표 출사표
  •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원내대표 선거와 관련해 자신을 향한 당 내 '비토' 여론을 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특히 자신을 둘러싼 불출마설에는 선을 긋고 있어 원내대표 도전 의지는 꺾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의원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 직후 취재진과 만나 원내대표 선거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가만히 있는 제게 왜 자꾸 그러시냐"며 "왜 자꾸 있지도 않은 일을 가정해 사람을 공격하고 궁지에 몰아넣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저 보고 누군가는 '악역을 해 달라'고 요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렇지만 '하지 말아라', '불출마 해 달라' 이런 이야기를 한 사람은 우리 집 아내 외에는 아무도 없다"며 불출마 검토설을 일축했다.

    자신을 향한 당 내 불출마 요구에 대해서는 "제가 명예를 탐해서, 자리를 탐해서 살아온 사람처럼 왜곡시키는데 그게 아니다. 나는 어떤 경우든 내 개인의 이해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출마) 하게 되면 내가 (후보) 등록하면 되는 것"이라며 "하고 싶은 분은 다 붙여서 하면 된다. 왜 다른 사람에게 멍에를 씌우고 그런 식으로 터무니없는 공격을 하나"라며 거듭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지금 내가 의견을 표명하면 우리 원내대표 선거 스케줄에 지장이 있을까봐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는 것"이라며 "며칠 있다가 상세하게 그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드리는 게 우리 당원 동지들에 대한 도리이고, 그 분들의 거짓된 말에 대한 답변도 되기에 내가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애초 이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가 유력해지면서 '이철규 대세론'이 굳혀지는 분위기였다. 이에 비윤(비윤석열)계인 김도읍·김성원 의원이 일찌감치 불출마 의사를 밝혔고 다른 후보들도 쉽게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당 주류가 '친윤'으로 기울어 무게감 있는 중진들이 자칫 '어이원'(어차피 이철규가 원내대표)에 들러리를 자처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면서다.

    그러나 지난달 말을 기점으로 이 의원에 대한 '공개 비토론'이 확산했다. 이 의원이 용산과의 수직적 관계를 탈피하는 데 부적절한 데다, 다양한 활로 모색을 어렵게 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특히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는 거대 의석 수를 내세운 민주당의 '의회 폭주'가 예고된 상황에서 정부·여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고 국회 운영 주도권을 확보해야 하는 난제를 떠안게 돼 구인난은 더 심해지고 있던 상황이다.

    이 때문에 당에서 이 의원에 대한 불출마 종용과 중진급 인사들의 출마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가운데 이번 총선에서 3선에 오른 송석준 의원이 처음으로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송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몇 안 되는 수도권 의원이자 '비윤계' 인사로 꼽힌다.

    송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원내지도부는) 192석에 이르는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제21대 국회보다 더 강하고 거칠게 나올 민주당 등 야권을 상대로 국회를 정상화시켜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부여받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소통과 변화를 주도하고, 개혁 입법과 국정 과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해 가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3선 고지에 오른 추경호 의원도 원내대표 도전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일요일(5일)까지 등록일이니 그 전까지 생각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추 의원은 윤석열 정부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를 지낸 '친윤계' 인사다. 다만 경제 관료 출신으로 정책 능력을 인정받는 데다 의정 활동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일부 의원들이 추 의원의 출마를 독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