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의 ‘X볼 차기’만 편승하면 장래가 없다“8·15 애국집회 동참이 과거로 회귀”라고?이 나라 정체성을 무시하고 ‘중도’만 고집하면‘국민’에게 버림받는 쓰라린 결과를 얻을 것
  • 李 竹 / 時事論評家

      “종합 대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과열 현상이던 주택 시장이 안정화되고,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검찰 내 ‘빅4’로 불리는 요직은 호남 출신이 전부 차지했다... 추미애 장관은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인사가 만사’라며 ‘출신지역을 골고루 안배한 인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지속적인 황강댐 무단 방류로 국민의 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교추협을 통해 북한의 영유아·여성 지원 사업에 1000만 달러[약120억원]를 지원하는 방안이 심의, 의결됐다...”

      사이다에 비교되는 시원한 말씀, 용기 있고 통 큰 주장과 실천들... 이외에도 많다. 특히, 지난 4월 15일 총선 이후에 이 나라의 먹고 사는 문제 전반에서 흔히 듣고 보고 있다. 언제 적부터 ‘염장지르다’는 단어가 익숙해졌다.
      이렇듯 ‘염장지르는’ 말씀과 소식에 환호하는 무리가 있다고들 한다. 보기에 따라서는 하는 일도 별로 없이 무위도식(無爲徒食)하는 거 같기도 하다. 그런데도...

      “통합당의 정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2.9%포인트 증가한 34.6%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3.2%포인트 하락해 양당 격차는 0.5%포인트로 줄었다... 특히 하루 지지율 기준으로는 지난 [8월] 5일 통합당 36.0%, 민주당 34.3%로 양당 지지율이 역전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이념상 중도층이라고 밝힌 응답자의 37.4%가 통합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민주당[31.5%]보다 높았다. ”

      아직 ‘국정 수행 긍정 평가가 43.9%’나 된다는 여론조사인 만큼, 크게 믿을 바는 못 되지 싶다. 아무튼 바로 그 ‘미통당’의 지지율이 어쨌든 높아진 진짜 이유가 궁금하다. 아무개 조간신문의 기사 토막이다.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 ▲호남 공략론 ▲약자 동행론 ▲대여(對與) 경쟁론이라는 ‘세 가지 코드’를 강조해왔는데, 이것이 당 지지율 견인에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글쎄다. 누구의 ‘분석’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그 ‘세 가지 코드’가 언제 어떻게 실행되었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국민’들이 얼마나 될까? 비상대책위원장이라는 그 ‘노 용병’(老 傭兵)의 작전이었고 그게 맞아떨어졌다고? 검증할 수 있는가?

      ‘문의(文意)의 전당’이 되어버린 그곳에서 이 나라의 안전과 이젠 ‘궁민’(窮民)이 되어가는 ‘국민’(國民)들의 살림살이에 직결된 여러 안건·법률들이 처리될 때, ‘불참’(不參)과 ‘퇴장’(退場) 밖에는 달리 한 일이 없는 걸로 저잣거리에서는 알고 있는데...
      오히려 ‘지지율 견인에 효과’는 상대방의 ‘X볼 차기’와 ‘염장지르기’가 주효하지 않았을까?

      일단 이런저런 의문(疑問)들은 접어두자. 그리고 그 ‘여론조사’가 이번만큼은 믿을 만한 거라고 치자. 이에 더하여 이런 기사 토막에도 주목해 보기로 한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이념상 중도층이라고 밝힌 응답자의 37.4%가 통합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민주당[31.5%]보다 높았다. 여당에 대한 중도층 민심 이반이 확연하게 드러난 만큼 통합당은 중도층 끌어들이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그래서 ‘중도층’ 끌어들이기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다수결’의 원칙이 지배하는 민주주의에서 ‘표’는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국민’만 가지고는 안 되니, ‘백성’(百姓)의 ‘표’도 가질 수 있어야 하는 건 맞다. 그러나 지금 눈앞에서는...

      숫자만 믿고 X볼들을 내지르는 짓거리가 거리낌 없이 횡행하고 있다. 직접 ‘문의(文意)의 전당’에서 경험하지 않았나. ‘국민’들을 하루가 멀게 염장지르는 중이다.
      역사마저도 ‘다수결’로 바꾸자는 뻔뻔함은 어쩌고. 이 나라의 정체성을 마구 흔들고 있질 않는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는 ‘내 자유대로 질서’가 되어가는 지경이다. 북녘 ‘백도혈통’(百盜血統)에게만은 설설 기다시피 한다.
      ‘유사전체주의 독재’라는 정의로운 교수님들의 지적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그게 전부 ‘X볼 차기’고 ‘염장지르기’가 되어 반사적 이득이 될 테니, ‘중도층’만 바라보면 된다고? “반공·안보·성장 등등을 벗어나야 한다”는 이른바 ‘표 얻기’ 술책은 아직도 변함이 없다고?
      ‘국민’들의 분노는 절정에 이르렀건만, 차분히 선거나 준비하면 된다고? 앞으로도 거의 예견 되다시피 한 ‘부정 선거’는 어찌하려는가. 그때 가서도 “조직적인 부정은 없다”고 쌍지팡이를 짚고 눈을 부라리면서, ‘국민’들을 무뢰한·멍청이로 몰아세우려는가?

      그 조간신문의 이런 기사 토막이 사실이 아니길 진정 바라지만, 그간 이 나라의 정체성을 부여잡고 투쟁해 온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경악할 일이다. 진즉부터 겪어왔었지만...

      “통합당은 강경 보수단체들과는 상대적으로 거리를 두고 있다. 통합당은 이들이 주최하는 8·15 광복절 집회에 참여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김 위원장은 최근 ‘광복절 집회에 참석하는 건 다시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나라 건국정신인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와 ‘반공·반전체주의’, 그리고 ‘한미동맹’을 외치면 ‘강경 보수단체’인가 묻고 싶다. 그것이 ‘과거로 회귀’인가? 그렇게 ‘강경’해서, ‘약자’가 아닌 듯해서 동행할 수 없다는 것인가?

      “이승만 대통령이 국부(國父)라는 주장에는 솔직히 동의하기 어렵다... 우리의 국부는 김구가 됐어야 했다는 역사인식을 갖고 있다...”
      이런 너절한 역사인식에 사로잡힌 집단에게 ‘불참’과 ‘퇴장’으로서 그럭저럭 협조하며 알량한 기득권을 누리겠다는 심보인가 싶다. 그러다가 절실하게 필요한 순간에는 그 무슨 ‘통합’과 ‘연대’를 내세우며 ‘국민’들을 기만·현혹할 테고...

      ‘8월 15일 건국절 애국집회’는 그 주도세력들 간에 소소한 이견(異見)이야 있다할지라도, 큰 틀에서 ‘1948년 8월 15일 건국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자리다. ‘강경’하게 무장했든 다소 심약하든 이 나라 ‘국민’들은 모두 나와야 하고 나올 것이다. 제반 이슈에 대한 확고한 요구들과 결연한 행동은 실종되어가는 자유민주주의를 튼튼하게 다시 세우기 위한 디딤돌이 된다. 이즈음 이 나라 안팎을 돌아보면서...

      ‘위기의 대한민국’이라고들 한다. ‘한 번 더 경험해선 안 될 나라’를 그대로 놔둘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미통당’에 묻건대... 이런 상황에서 이 나라 ‘국민’들이 겪는 마음의 심한 아픔과 허탈감을 과연 자신의 고통(苦痛)과 고민(苦悶)으로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 본 적이 있기나 했는가. 그걸 아직도 외면하기에 ‘미통’[未痛 아직 아프지 않다]이라고들 한다던데...

      이제 ‘국민’들은 충고·경고한다. ‘미통당’(未痛黨)에게...
     
      “그 무슨 ‘중도’만이 길이라고 선택했다면, 그 길로 갈 테면 가라! 아프고 싶지 않다면 머지않아 크게 후회할 것이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드높다.
    <이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