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日 방위상 "핵도 금기 없이 논의"안보 3문서 개정·원잠·SLCM-N 연계 맞물려사실상 나토식 핵공유 검토 시동 포석 가능성李, 북핵 관리론 펼치며 전술핵 재배치론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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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이 6월 27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에 참배하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 ⓒ뉴시스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고, 제조하지 않으며, 반입하지 않는다'는 일본의 국시(國是)인 '비핵 3원칙'이 북핵·중·러 위협 속에서 안보환경 변화에 따라 조정 가능한 정책 변수로 재포지셔닝되고 있다.19일 아사히신문·산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지난 17일 공개된 인터넷 방송 '겐론 테레비' 방송에서 "일본으로서는 논의하기 어려운 과제이지만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핵"이라고 말했다.고이즈미 방위상은 "지금까지의 것을 지키는 것이 먼저이고 일본을 지키는 것은 뒤로 밀려나 있는 것이 아닌가"라며 비핵 3원칙을 고수하려는 야당 측을 비판했다. 비핵 3원칙의 재검토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전후 평화주의'가 국가 생존과 억제력 확보라는 현실 안보 요구를 가리고 있다는 인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발언으로 볼 수 있다.특히 그는 "일본의 안보 환경을 고려하면 위기감을 갖고 모든 정책을 금기 없이 논의하고 추진해야 한다"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핵탄두 보유량을 늘린 프랑스, 자국으로의 핵무기 반입과 운송 등을 허용하고 있는 핀란드 등 유럽 사례를 언급했다.그동안 일본은 미국의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핵 공유 방식을 사실상 금기시해 왔다. 비핵 3원칙 중 '비반입' 조항이 미국 핵전력의 일본 내 전진 배치와 공동 운용을 가로막는 규범으로 기능해온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고이즈미 방위상의 전향적 발언은 일본 정부가 연내 개정을 추진 중인 국가안전보장전략·국가방위전략·방위력정비계획 등 안보 3문서에 비핵 3원칙을 예외 영역으로 남겨두지 말아야 한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실제 일본 내에서는 비핵 3원칙을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되는 등 핵 옵션에 대한 금기 해제 조짐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2022년 기시다 내각은 안보 3문서를 개정해 전수방위 원칙을 재해석하고 '반격능력' 보유를 명시했다. 다카이치 내각은 이 3문서를 다시 조기 개정해 방위비 증액과 핵잠수함·비핵 3원칙 재검토까지 포괄하는 새로운 안보 패러다임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해 12월 원자력추진 잠수함(원잠, 핵잠) 도입 가능성과 관련해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비핵 3원칙 중 '비반입' 원칙 재검토 가능성도 시사한 바 있다.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연립여당 일본유신회는 3대 안보 문서 개정과 관련해 비핵 3원칙 중 '비제조'와 '비보유'는 유지한 채 '비반입'을 현실적으로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며 원잠을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미국이 2032년쯤 해상발사형 핵순항미사일 배치를 계획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핵무기를 탑재한 미군 원잠이 일본 항구에 원활히 기항할 수 있는 여건을 그 시점까지 조성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나아가 비핵국이 핵무기 사용 시 운반 등 방식으로 관여하는 '핵공유'에 대해 제도적·법적 과제와 운용 구상 등에 대한 검토를 시작할 것을 요청했는데, 이는 사실상 나토식 핵공유 구조를 일본 안보 구상 안으로 끌어들이자는 제안으로 풀이된다.일본 내에서는 나가사키 현의회·피폭자 단체 등 반핵 여론이 여전히 강력한 제동 장치로 존재하지만, 북핵·중국 미사일·러시아 핵위협이 구조적으로 계속되는 현실에서 최소한 '비반입' 조항의 해석 완화는 중장기적으로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이와는 대조적으로 이재명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이전부터 전술핵 재배치·나토식 핵공유론에 거듭 선을 그어왔다. 2021년 8월 경기지사 겸 대선주자 시절에는 국민의힘 후보들의 전술핵 재배치 주장을 겨냥해 페이스북에 "안보상황을 악용해 표를 얻으려는 위험천만한 포퓰리즘"이라고 썼고, 2022년 11월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에는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당시 여권 일각의 전술핵 재배치론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는 무책임한 이야기"라며 "한미동맹의 강력한 확장억제력이 지속되는 한 한반도에는 어떠한 형태의 핵무기도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집권 이후에도 북한이 이미 일방적으로 사문화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과 미국의 확장억제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전술핵 재배치가 북한 비핵화 요구 명분을 스스로 훼손하며 일본·북한의 핵무장 논리에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한 탓에, 북핵이 상수화된 현실에도 한국은 비핵 원칙을 제도적으로 건드리지 못한 채 관성적 비핵주의를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이 대통령은 올해 1월 7일 중국 국빈방문 중 상하이에서 열린 순방 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한반도가 장기적으로 비핵화돼야 하지만 북한 정권 입장에서 지금 핵을 없애는 것을 동의할 수 있겠느냐. 제가 보기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현재 상태에서 중단하고 보상이나 대가를 지급하는 것으로 타협할 수 있지 않느냐"고 언급, 북핵을 폐기가 아닌 관리 대상으로 접근하는 인식을 내비쳤다.이는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준수해 온 한국이 선언을 이미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헌법상 핵보유국 지위를 자임한 북한과 비핵 3원칙 재검토에 나선 일본 사이에서 어떤 전략을 택할지 묻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 상황에서 한국만 비핵화 선언을 절대규범으로 준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억제력·생존 전략 차원에서 자기 구속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