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댐 모두 3년 전 극심한 가뭄 겪어"장흥댐 10만 톤, 6개 시·군 주민 식수 계획주암댐 여유량도 여수·광양 산단에 확정
  • ▲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이종현 기자
    ▲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이종현 기자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가 호남권 신규 반도체 산업단지에 공급하겠다고 밝힌 하루 65만 톤 규모의 용수가 2022~2023년 극심한 가뭄 당시 마련됐던 비상대책 물량과 상당 부분이 겹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7일 2023년 당시 환경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발간한 '영산강·섬진강유역 가뭄백서(2022~2023)'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달 30일 '서남권 신규 반도체 산단 일일 65만 톤 용수 세부 공급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동복댐 30만 톤(여유량 5만 톤·댐 증고 25만 톤), 주암댐 5만 톤(과다 배분 미사용량), 장흥댐 10만 톤(여유량), 보성강댐 10만 톤(발전용수의 공업용수 전환), 나주댐 10만 톤(농업용수 대체 공급 절약분) 등 총 65만 톤의 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정부가 제시한 5개 댐은 모두 불과 3년 전 극심한 가뭄을 겪었거나 이미 광주·전남 주민 생활용수 또는 기존 산업단지 공급 계획에 반영된 물량이라고 주장했다.

    가뭄백서에 따르면 광주의 주요 식수원인 동복댐은 2023년 3월 제한급수 위기에 직면했으며 영산강 하천수를 긴급 공급하는 공사를 통해 저수위 도달 시점을 늦췄다. 같은 해 4월에는 저수율이 19.1%까지 떨어져 1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암댐도 2022년 8월 준공 이후 처음으로 가뭄 '심각' 단계에 진입해 251일간 지속됐다. 2023년 4월에는 역대 최저 저수율인 20.3%를 기록했다. 백서는 주암댐이 2015년 이후 반복적으로 가뭄 '주의 단계'에 진입하는 등 점차 가뭄에 취약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장흥댐은 2023년 4월 유효저수율이 24.7%까지 하락했고, 나주댐은 2022년 최저 저수율이 33.1%를 기록했다. 보성강댐은 2022년 7월부터 2023년 5월까지 발전을 중단한 채 총 3070만 톤의 용수를 주암댐에 긴급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서는 해당 지원이 없었다면 주암댐이 2023년 3월 저수위에 도달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박 의원은 정부가 반도체 용수로 제시한 장흥댐 하루 10만 톤도 이미 2023년 '영산강·섬진강 유역 중장기 가뭄 대책'에 반영된 사업으로, 광주·목포·나주·화순·함평·영광 등 6개 시·군 주민용 물 공급을 위해 계획된 물량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해당 사업이 국가물관리위원회 의결을 거쳐 총사업비 2844억 원 규모의 '장흥댐-주암댐 도수관로 연계사업'으로 추진됐으며 지난해 예비타당성 조사도 통과했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가 주암댐에서 확보했다고 밝힌 하루 5만 톤의 여유 용수도 여수·광양 국가산업단지 공업용수 공급 계획에 이미 반영된 물량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3월 총사업비 2128억 원 규모의 '여수 지역 공업용수도(광양 4단계)'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하루 10만6000톤의 주암댐 용수가 여수·광양 산단 공급용으로 사실상 확정됐다는 설명이다.

    박 의원은 "불과 3년 전엔 '비상 가뭄 대책'이었던 똑같은 물이 이번 '호남 반도체 용수공급계획'에 포함된 것"이라며 "광주·전남 주민들의 식수와 생활용수 비상 재원을 반도체 용수로 쓰겠다는 끼워 맞추기식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수백조 원이 투입될 국가의 명운이 걸린 사업의 기초 계획이 주먹구구도 되지 않는 수준"이라며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달 30일 동복댐·주암댐·장흥댐·보성강댐·나주댐을 활용해 호남권 신규 반도체 산업단지에 하루 65만 톤의 산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