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북중미 불명예 기록무승부터 감독 최다 패배까지
  • ▲ 2002년 한일 월드컵 한국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한 홍명보. ⓒ연합뉴스
    ▲ 2002년 한일 월드컵 한국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한 홍명보. ⓒ연합뉴스
    홍명보 감독은 한국 축구 최초의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영웅'이었다.

    그러나 감독으로서는 두 차례 월드컵에서 잇달아 한국 축구사에 남을 불명예 기록을 남겼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21세기 들어 처음으로 월드컵 무승이라는 오점을 남겼고,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역대 한국 대표팀 감독 최다 패배라는 또 다른 굴욕을 기록했다.  

    ◆ 2014 브라질 … '알제리 참사'와 함께 남은 최악의 기록

    홍 감독은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레전드'다. 프로 데뷔 첫해인 1992년 포항 스틸러스의 K리그 우승을 이끌며 MVP와 베스트11을 동시에 석권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는 주장으로 한국의 사상 첫 4강 신화를 써냈다. 지도자로 변신한 뒤에도 2012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축구 최초의 올림픽 메달(동메달)을 이끌며 또 한 번 새 역사를 만들었다.

    홍 감독의 첫 월드컵은 시작부터 기대를 모았다.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쓴 젊은 지도자의 첫 월드컵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한국은 러시아와 1-1로 비긴 뒤 알제리에 2-4로 완패했고, 벨기에에도 0-1로 패했다. 1무 2패, 조 최하위로 대회를 마쳤다.  

    특히 알제리전은 지금도 한국 축구 최악의 경기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당시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과 객관적 전력을 고려해 알제리를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로 여겼지만, 전반에만 3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결국 4실점을 내주며 완패했고, 월드컵에서 톱시드가 아닌 팀에 처음으로 4골을 허용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 대회에서 한국은 1무 2패로 승리 없이 대회를 마쳤다. 이는 21세기 들어 치른 월드컵(2002·2006·2010·2014) 가운데 처음으로 단 한 경기도 이기지 못한 사례였다.

    2002년에는 4강 신화를 썼고, 2006년에는 토고를 꺾었으며, 2010년에는 그리스를 제압해 사상 첫 원정 16강에 올랐다. 
  • ▲ 홍명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5일(현지시간) 팀 베이스캠프인 멕시코 과달라하라로 돌아와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회복훈련 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홍명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5일(현지시간) 팀 베이스캠프인 멕시코 과달라하라로 돌아와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회복훈련 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2026 북중미 … 더 커진 굴욕

    12년 만에 다시 월드컵 무대에 선 홍 감독은 과거를 씻어내겠다고 다짐했다.

    결과는 오히려 더 뼈아팠다.

    한국은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연이어 0-1로 패하며 두 경기 연속 골을 넣지 못했다. 180분 동안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한 대표팀은 공격력 부재라는 뼈아픈 과제를 드러냈다.

    홍 감독 개인에게도 불명예 기록이 추가됐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기록한 2패와 이번 대회 2패를 더해 월드컵 본선에서만 감독으로 4패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 가운데 가장 많은 월드컵 패배다.  

    1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한국 축구가 월드컵에서 마주한 문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2014년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들이 반복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비 조직력은 흔들렸고 공격은 답답했다. 경기 중 플랜B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남아공전 패배 직후 홍 감독 역시 "감독인 내 판단이 잘못됐다"며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아직 32강 진출 가능성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홍 감독이 다시 한번 월드컵 역사 한가운데 '굴욕의 기록'을 남겼다는 사실만큼은 부인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