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덴 필하모닉과 내한, 오는 16일 오후 7시 30분 부천아트센터도널드 러니클스 지휘…막스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 협연
  • ▲ 바이올리니스트 제임스 에네스.ⓒ인아츠프로덕션
    ▲ 바이올리니스트 제임스 에네스.ⓒ인아츠프로덕션
    캐나다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제임스 에네스(50)는 평단으로부터 '가장 완벽한 바이올리니스트'라는 찬사를 받는다. 절제된 서정성과 명징한 음색으로 작품의 구조적 아름다움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는 그가 한국을 찾는다.

    에네스는 도널드 러니클스 경이 이끄는 독일의 드레스덴 필하모닉과 함께 오는 16일 오후 7시 30분 경기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 무대에 선다. 이날 드레스덴 필하모닉은 레이프 본 윌리엄스의 '토마스 탈리스 주제에 의한 환상곡'을 시작으로,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과 브람스 교향곡 4번을 들려준다.

    내한을 앞두고 한 서면 인터뷰에서 에네스는 부천 공연에서 연주할 막스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에 대해 "아무리 자주 연주해도 질리지 않는, 매력적인 이야기를 품은 곡"이라며 "곡 전체를 관통하는 구조가 매우 특별하고, 내가 이 작품을 사랑하는 만큼 한국 관객들도 사랑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1870년 시민들의 자발적인 주도로 창단된 드레스덴 필하모닉은 '모두를 위한 음악'을 모토로, 최고 수준의 연주와 새로운 예술적 시도,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 교육을 지향한다. 파울 판 켐펜, 쿠르트 마주어, 라파엘 프뤼베크 데 부르고스, 미하엘 잔데를링, 마렉 야노프스키 등이 음악감독을 맡았다.
  • ▲ 바이올리니스트 제임스 에네스.ⓒ인아츠프로덕션
    ▲ 바이올리니스트 제임스 에네스.ⓒ인아츠프로덕션
    2025~2026 시즌부터 드레스덴 필하모닉의 상임 지휘자로 취임한 도널드 러니클스 경은 낭만주의와 후기 낭만주의 레퍼토리 해석에 정평이 나 있다. 전 세계를 무대로 예술적 영역을 확장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2004년 대영제국 훈장(OBE)을 수훈했으며, 2020년 기사 작위를 받았다. 

    에네스는 "가장 존경하는 음악가이자 가장 자주 협연하는 친밀한 친구"라며 "그와 함께 음악을 만드는 일은 언제나 큰 기쁨이다"고 전했다. 이어 드레스덴 필하모닉에 대해 "독특할 정도로 풍부하고 아름다운 음색을 지니고 있어 브루흐 협주곡과 매우 잘 어울리는 악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래미상 2회, 그라모폰상 3회 수상에 빛나는 에네스의 연주는 늘 '완벽함'과 '균형감'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정작 그는 "음악이 흘러가야 한다고 느끼는 방향대로 연주할 뿐"이라며 덤덤한 소회를 밝혔다.

    "음악 속 매 순간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고 믿지만, 모든 가능성을 극한까지 밀어붙여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적절한 흐름과 조절이 없다면 음악은 지나치게 과장되고 다소 피곤하게 들릴 수 있어요. 마치 모든 이야기를 똑같은 중요도로 말하는 사람과의 대화처럼, 무엇이 진정 중요한지 알 수 없게 되니까요."
  • ▲ '드레스덴 필하모닉 with 제임스 에네스' 공식 포스터.ⓒ인아츠프로덕션
    ▲ '드레스덴 필하모닉 with 제임스 에네스' 공식 포스터.ⓒ인아츠프로덕션
    에네스가 연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이정표는 다름 아닌 '구조'다. 짧은 작품일지라도 비례와 균형이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선율을 구축하고 클라이맥스를 적절히 배분하는 과정이 그의 표현 기준이 된다.

    테크닉에 대한 철학도 확고하다. 기술적인 실수는 음악 전달을 방해하는 요소지만, 음악적 의미를 전하지 못한 채 기술적으로만 완벽한 연주는 어쩌면 더 나쁠 수 있다는 게 에네스의 생각이다. 그는 "음악적 표현과 분리된 기술적 정확성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에네스는 13세에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데뷔했다. 이후 미도우마운트 음악학교와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수학했다. 시애틀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의 예술감독이자 에네스 콰르텟의 리더로 활동하고 있으며, 2024년부터 인디애나 대학교 제이콥스 음악대학에서 바이올린 교수로 후학을 양성 중이다. 연주자이자 교육자로서 그는 "젊은 바이올리니스트들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은 정직함, 성실함, 집중력, 근면한 태도, 건강한 자기 확신과 겸손함의 균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로 50세를 맞아 대규모 캐나다 전국 투어(5~9월)를 진행 중인 에네스는 음악적 '균형'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꼽았다. "솔로 바이올린 레퍼토리부터 피아노 리사이틀, 협주곡, 실내악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형태의 음악 활동을 즐긴다. 시애틀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의 예술감독으로서의 활동도 큰 보람을 준다. 다른 음악 활동보다 더 사랑한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제게 엄청난 영감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 제 음악 인생을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축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