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 설화부터 천상의 숲까지이상운이 풀어낸 태백의 또 다른 얼굴제작진 "사람과 역사 중심 로컬 예능 만들 것"
  • 강원도 최남단 고원 도시 태백이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이야기가 살아 있는 공간'으로 다시 조명됐다. 강원방송 G1이 지난 27일 방송한 신규 여행 예능 프로그램 '3인3색 태백로드'는 첫 회부터 기존 지역 여행 프로그램과는 결이 다른 접근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3인3색 태백로드'는 이름 그대로 세 명의 출연자가 각자의 방식으로 태백을 해석해 나가는 로컬 여행 프로젝트다. 개그맨 이상운과 배우 백현숙, 배우 성현이 출연하며, 매 회 출연자 한 명이 직접 여행 코스를 설계하고 하루 일정을 이끄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단순히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 그치지 않고, 출연자의 시선과 취향을 통해 태백이라는 도시의 다양한 얼굴을 입체적으로 담아낸다는 점이 특징이다.

    첫 번째 여정을 맡은 이상운은 웃음보다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태백의 시간들'이라는 콘셉트로 멤버들을 안내하며, 산과 풍경 뒤에 숨겨진 지역의 역사와 정서를 차분하게 풀어냈다.

    방송 초반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조선 제6대 임금 단종과 태백의 연결고리였다. 태백산 일대에는 오래전부터 단종의 넋이 머문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데, 출연진은 천제단 인근 단종비각을 찾아 당시의 흔적과 전설을 함께 되짚었다. 제작진은 단순한 역사 소개를 넘어, 지역민들 사이에 오랜 시간 축적돼 온 기억과 상징성까지 화면 안에 녹여냈다.

    현장을 찾은 한 태백 주민은 방송 인터뷰에서 "태백 사람들은 단순히 산만 자랑하지 않는다. 이 지역에 쌓인 이야기와 시간을 함께 기억한다"며 "그런 부분이 방송에 잘 담긴 것 같아 반가웠다"고 말했다.

    이어진 여정에서는 태백의 대표 관광지인 '바람의 언덕'을 색다른 방향에서 조망할 수 있는 숨은 공간 '매봉산 천상의 숲'이 소개됐다. 일반 관광객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장소지만, 고원지대 특유의 시원한 바람과 울창한 숲길,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어우러진 독특한 풍광이 인상적인 곳이다.

    특히 화면 가득 펼쳐진 초록빛 배추밭과 자작나무 숲길은 여름 고원의 청량한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출연진 역시 "강원도 안에도 이런 이국적인 풍경이 있었느냐"며 감탄을 쏟아냈고, SNS에서는 방송 직후 관련 장소 검색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그램은 단순한 풍경 나열에 머물지 않았다. 출연진은 직접 숲길을 걸으며 태백이 왜 '쉼의 도시'로 불리는지 몸소 체험했고, 빠른 소비형 관광이 아닌 '머무르는 여행'의 의미를 강조했다. 최근 조용한 자연 여행과 로컬 감성을 찾는 젊은 여행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방송 후반부에는 태백산 전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하늘전망대가 등장했다. 해발 고도가 높은 태백 특유의 탁 트인 풍경과 장엄한 산세가 압도적인 영상미를 만들어냈다. 천제단과 영봉, 장군봉으로 이어지는 태백산 능선이 드라마틱하게 펼쳐지며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제작진은 특히 드론 촬영과 장거리 파노라마 구성을 적극 활용해 '하늘과 가장 가까운 도시'라는 태백의 상징성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했다. 지역 관광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기존 홍보 영상보다 훨씬 감성적이고 몰입감 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여정의 마지막은 자연 속 캠핑 공간인 고원힐링캠핑장에서 마무리됐다. 출연진은 고요한 숲과 선선한 고원 바람 속에서 하루를 정리하며 태백이 가진 또 다른 매력을 이야기했다.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여행지가 아니라, 오래 머물며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한 제작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은 관광지 소개보다 '왜 태백이라는 도시를 기억하게 되는가'에 더 집중했다"며 "출연자마다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태백을 풀어가기 때문에 이후 방송에서는 또 다른 분위기의 여행이 펼쳐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온라인 반응 역시 긍정적이다. 시청자들은 "광고 같은 여행 프로그램이 아니라 진짜 여행을 따라가는 느낌이었다", "태백이 이렇게 감성적인 도시인지 처음 알았다", "역사와 자연을 함께 엮은 구성이 신선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3인3색 태백로드'는 앞으로 배우 백현숙과 성현이 각각 기획한 태백 여행기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제작진은 먹거리와 자연 중심의 일반적인 지역 예능 공식을 넘어, 사람과 기억, 공간의 이야기를 중심에 둔 새로운 로컬 콘텐츠로 차별화를 시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진 = 강원방송 G1 여행 예능 프로그램 '3인3색 태백로드'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