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2월 중 원잠 실무 협상 이뤄질 가능성""中에 주권 인정· 내정 불간섭· 국경 준수 강조""30개월령 미만 소고기 수입 제한 철폐 검토""트럼프 평화委, 서명 안 하고 시간 두고 평가""CPTPP, 특정 산업에 어려움 있어도 가입해야"
  • ▲ 조현 외교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 조현 외교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조현 외교부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에 대한 관세 재인상 발언이 기존 합의 파기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2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얘기한 25% 관세가 관보에 게제되면 합의 파기로 보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지금 (한미 정상회담) 조인트 팩트시트라는 것이 있고, 이것의 이행이 미국 일각에서 늦는 것 아닌가 해서 직접 트럼프 대통령에게 (누군가) 이야기해서 이렇게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합의 파기라고 보기는 어렵고, 앞으로 우리가 조치해 나가면서 미국 측에 잘 설명하면 될 것이라고 본다"며 "이런 과정은 재협상이 아니라 기존 팩트시트의 충실한 이행을 서로 협의해 나가는 것이라고 보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한국 입법부가 한국과 미국과의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난 한국에 대해 자동차, 목재, 의약품에 대한 관세와 기타 모든 상호관세(국가별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했다.

    조 장관은 '미국의 기류 변화를 전혀 감지하지 못했느냐'는 지적에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SNS 발표에 적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변화된 미국의 의사 결정 구조, 이를 발표하는 시스템, 이런 것이 우리가 그걸 잡아낼 수준의 것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런데 화들짝 놀라서 우리 스스로 우리 입장을 약화시킬 필요는 없다"며 "미국 정부 내 미묘한 변화까지도 잘 파악하도록 지속적 노력은 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또 원자력추진잠수함(원잠) 도입과 관련해 잠수함 본체, 원자력 추진체, 핵연료 등 3개 분야에 대한 우리 측 역량 평가가 사실상 마무리됐음을 시사하며 한미 실무 협상이 이르면 오는 2월 중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협상 시점과 관련해 "미국으로부터 협상팀이 2월에 올 가능성도 있고 이게 만약 조금 다른 일정상 어렵다면 우리가 갈 계획도 있고 그런 상황"이라며 "2020년대 후반 건조 착수라는 목표에 대해 한미 간 실무적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우라늄 농축·사용후 연료봉 재처리 권한 확보를 위한 한미 원자력협정 조기 개정과 관련해서는 "농축과 재처리를 다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거론한 북한의 '핵 군축' 협상에 대해 "군축이냐, 핵군축 협상이냐 이런 것은 나쁘게 말하면 용어의 장난"이라며 "원칙은 같다. 목표는 물론 비핵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통령의 대북 구상인 'END 이니셔티브'와 관련해 "비핵화를 먼저 얘기하면 (협상이) 잘 안될 테니 표현을 예를 들어서 '핵 없는 한반도'라든지로 순화해서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이끌어 내자는 입장에는 한미 간에 이견이 전혀 없다"며 "미국도 이런 데 대한 준비를 하면서 우리와 긴밀하게 협의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원잠 건조 추진에 대한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우려와 관련해서는 "중국에서 그런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우리가 명쾌하게 설명했다"며 "북한이 핵추진잠수함(원잠)이 아니라 핵미사일을 탑재한 잠수함을 건조하겠다고 하는 판에 어떻게 우리가 안 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이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며 "우리의 핵추진잠수함 건조 계획에 어떤 부정적 영향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대중국 외교와 관련해 조 장관은 근대 주권 국가 간의 관계를 정립한 '웨스트팔리아 조약 정신'을 관계 재정립의 카드로 꺼내 들었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중국 측에 "한국을 대등한 주권국가(Sovereign State)로 여겨야 한다"며 "국가 간 대등한 주권 인정, 내정 불간섭, 명확한 국경 준수 등 웨스트팔리아 정신의 3대 원칙을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도 과거 얘기하지 말고 한국을 대등한 주권 국가로 여겨야 한다"며 "중국 내부, 한국 내부의 사회 체제나 경제 체제에 대해서 서로 개의치 말고 협력할 수 있는 것은 충분히 최대한 해야 한다. 그리고 국경선은 잘 지켜야 한다. 따라서 서해 구조물을 빨리 치우라고 했다"고 부연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되 "인내심을 가지고 더 어른스럽게 일본을 이끌어가야겠다"면서 최근 '조세이 탄광' 문제에 대한 한일 공동 DNA 조사 합의를 이러한 '실용 외교'의 결실로 꼽았다.

    국회가 추진 중인 이른바 'DMZ법'이 정전협정과 상충한다는 유엔군사령부의 지적에 대해서는 "그것은 유엔사 입장"이라며 "조문별로 잘 놓고 어떻게 이것을 (양측의 입장을) 일치시킬 수 있을 것인가 창의적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미 통상 분야에서는 '30개월령 미만 소고기 수입 제한' 철폐를 향후 전략적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 장관은 해당 규제가 일본과 대만도 이미 철폐했고 러시아와 벨라루스만 유지하고 있는 비관세 장벽임을 인정하면서도 "지난번 조인트 팩트시트를 만드는 미국과의 통상 분야 협상에서 이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고 그래서 농산물 분야는 이대로 해서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농림부와 얘기를 해 보니까 조금 더 시간을 좀 가졌으면 좋겠다는 입장이었다"며 "적절한 시기를 봐서 이 문제를 다시 한 번 제기할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전향적인 검토 의사를 내비쳤다.

    트럼프 행정부의 '가자지구 평화위원회' 참여 요청에는 전략적인 유보 입장을 견지했다. 조 장관은 "미국의 노력은 지지하지만 당장 가서 사인하지는 않겠다"며 "유용성 및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시간을 두고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에 대해서는 "당초 태평양 국가 간 만들어진 것인데 최근 영국이 가입했다. 우리도 어느 특정 산업 분야에 어려움이 있어도 가입해야 한다. 베트남도 했는데 우리가 뭘 무서워하는가"라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훨씬 더 비용이 들지만 (후쿠시마 처리수를) 계속해서 더 쌓아두는 것이 이웃 국가들에 가장 필요한 방법이었지만 일본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고서를 받고 방류를 추진했다"며 "그 이후 한일 양국은 합의에 따라 지속적으로 검측해 오고 있다. 계속되는 모니터링을 통해서 우리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신뢰도가 높아지면 이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 장관은 현재 40여 곳에 달하는 재외공관장 공석 상태는 오는 2월 중 대규모 인사를 통해 해소될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