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수청·공소청 설치법 공개…檢폐지 보완입법행안부 장관에 중수청 지휘·감독권…행안부 거대화황도수 교수 "'제2 검찰론' 비판 면키 어려워""정치인인 행안장관 손에 수사권 맡기는 법안""국수위 설치 논의와 함께 이뤄졌어야…졸속 입법""검사 보완수사권마저 폐지, '경찰 국가' 재현될것"
  • ▲ 황도수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뉴데일리 DB
    ▲ 황도수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뉴데일리 DB
    "중수청이 행안부 외청으로 가면 국민 입장에선 불안할 수밖에 없다. 행안부 장관은 본질적으로 정치·행정 라인이기 때문이다. 수사가 정치와 가까워질 가능성이 커진다."

    정부가 검찰청 해체를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에 이은 조치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 신설을 골자로 한 법안을 전날 입법예고한 가운데, 황도수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3일 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제대로 된 설계 없이 제도만 쪼개고 붙이는 '졸속 개편'"이라고 비판했다. 

    중수청을 행정안전부 소속 외청으로 두는 안을 내놓으면서 행안부는 경찰청과 소방청에 더해 중수청 지휘·감독권까지 갖는 '공룡 부처'로 떠오르게 됐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전날 중수청 설치 법안 입법예고를 알리면서 "행안부 장관은 중수청 사무에 대해 일반적으로 지휘·감독할 수 있고, 구체적 사건에 관해서는 중수청장만을 지휘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선 신설되는 중수청에 대해서는 행안부 장관이 경찰에 대한 영향력 이상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반 업무 감독은 물론 주요 사건에 대한 수사 지휘 가능성을 열어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황 교수는 "현재 법무부 장관이 가진 '수사지휘권'을 행안부 장관이 이어받는 셈"이라며 "'정치 수사' 가능성이 열리는 위험한 구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 검찰. ⓒ뉴데일리 DB
    ▲ 검찰. ⓒ뉴데일리 DB
    ◆ "검찰청을 쪼개 절반을 행안부로 옮긴 셈 … '제2 검찰청' 논란 불가피"

    황 교수는 이번 개편안이 '제2의 검찰청' 논란을 부르는 이유부터 구조적으로 짚었다. 그는 "신설 법안은 현행 검찰청 권한 중 수사권을 떼어 중수청으로 보내고, 공소 기능은 공소청으로 둔 것"이라며 "결국 검찰 기능을 둘로 나눠 한 축(수사)을 행안부 쪽으로 옮긴 형태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중수청의 '제2 검찰청' 논란은 전날 검찰개혁추진단이 기존 검찰의 '직접 수사 개시 권한'을 행안부 소속 중수청으로 이관하는 내용을 발표하며 불거졌다. 지난해 '검찰 개혁'을 표방하며 검찰청 해체를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을 추진한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당정 간 이견이 노출되는 모습이 보였다. 

    중수청 직제를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하는 것에 대해 수사사법관을 '변호사 자격을 가진 자'로 한정한 만큼 기존 검사와 수사관 직제와 다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검찰청법을 폐지한 이유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서 권한을 분산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중수청에서 이렇게 법률가와 비법률가로 나누게 된다고 하면 지금 현재 검찰청에서 갖고 있는 그 체계랑 비슷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도 같은날 페이스북을 통해 비슷한 지적을 했다. 그는 "중수청법안에서 '수사사법관-전문수사관 이원화'라는 이 어렵고 아리송한 표현이 검찰개혁을 좌초시킬 함정이라고 본다"고 했다. 그는 "수사사법관이 수사부서의 장을 맡는 지금의 검찰과 다를 게 없는 조직"이라며 "이렇게 되면 중수청은 새로운 검찰청, 새로운 대검중수부란 비판을 면키 어렵다"고 강조했다.

    여당의 검찰 개혁을 지지해왔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정부 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중수청이 제2의 검찰청이 되면 공소청 검사와 중수청 수사사법관 사이에 카르텔이 형성될 것"이라며 "추후 친검찰 정권이 들어서면 검찰은 공소청과 중수청을 합쳐서 검찰청을 부활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교수는 "핵심은 중수청이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독립'하느냐"였다고 지적한다. 그는 "행안부 장관은 경찰과 중수청 수사에 직접적인 지휘 권한은 없지만 각 기관의 고위직 인사에 대한 제청권을 행사한다"며 "그렇게 되면 수사 인력들이 행안부 장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 ▲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30일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행안부 등 종합감사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30일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행안부 등 종합감사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행안부 장관은 정치인 … 수사 손 대면 '경찰 국가' 된다"

    황 교수는 중수청이 행안부 외청으로 갈 경우의 위험을 직설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행안부 장관은 기본적으로 정치적 자리"라며 "국민 입장에선 '정권이 마음 먹으면 말을 안 듣는 사람을 잡아들이는 방향으로 악용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 권력의 규모도 거론했다. "검찰은 조직 규모가 제한돼 있어 권력 남용이 구조적으로 일정 부분 제어되지만, 경찰은 인력도 훨씬 많고 강제력·현장력도 강하다"며 "수사권 설계가 잘못되면 '경찰 권력의 비대화'와 나아가 일제시대 '순사', 권위주의 시절의 경찰 국가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했다. 

    황 교수는 "법무부는 법률가 집단이 중심이 되는 준사법적 성격이 강하지만, 행안부는 행정·정치 기능이 중심"이라며 "어느 쪽이 공정성과 독립성을 담보하기 쉬운지 국민적 토론이 필요하다"고 했다.

    황 교수는 정부·여권이 거론하는 '국가수사위원회(국수위) 설치 논의를 거론하며 "중수청과 함께 묶어 통으로 설계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수사기관이 경찰, 중수청, 공수처 등으로 갈라져 복잡한데, 조정을 한다며 향후 국수위까지 얹으면 국민은 '고소·고발을 어디에 해야 하느냐'부터 혼란이 오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지금은 큰 그림 없이 제도를 여기저기 땜질하듯 던져놓은 소위 '짬뽕' 상태"라고 표현했다.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 수사·체포 단계에서 검찰·공수처·경찰이 그랬듯이 수사기관들은 권한이 나뉘면 필연적으로 충돌이 생기기 마련"이라며 "민생·경제범죄 등 영역에서 경찰과 중수청이 겹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황 교수는 이번 개편을 "2차 검수완박"으로 규정하며 "부작용이 이제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현실적인 방안으로 검사의 '보완수사권' 유지를 꼽았다.

    그는 "공소 유지 과정에서 기록을 보면 허점이 보일 수밖에 있는데, 그때마다 사건을 기관 간에 돌려보내면 두세 달씩 걸릴 수 있다"며 "구속사건이면 그 사이 피의자 신병 처리, 증거 확보 문제까지 얽혀 더 복잡해진다. 이건 효율성의 문제를 고려해도 꼭 필요한 제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완수사권을 준다고 해서 예전처럼 검찰의 권한 남용이 곧바로 재현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지금은 구조가 달라졌기 때문에 '필요한 범위'의 보완수사 장치는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황 교수는 "국민이 원하는 건 수사권이 한두 개 축으로 정돈된 구조"라며 "한눈에 '왜 이렇게 바꾸는지'가 보이는 설계가 나와야 하는데, 지금은 준비 없는 졸속 개편"이라고 재차 비판했다.

    한편 보완수사권 존폐 여부 관련 논의는 이번 입법예고에서 제외됐다. 향후 정치권에서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을 두고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일본 방문길에서 "검찰개혁 및 보완수사권과 관련해 당에서 충분한 논의와 숙의가 이루어지고 정부는 그 의견을 수렴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