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정 안 된 형사 판결 열람·복사 허용민주당 주도 처리 … 국힘 표결 불참무죄 추정·재판 독립성 우려 제기
  • ▲ 의사봉 두드리는 우원식 국회의장. ⓒ서성진 기자
    ▲ 의사봉 두드리는 우원식 국회의장. ⓒ서성진 기자
    확정되지 않은 형사 사건 판결문도 들여다볼 수 있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1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처리된 이번 개정안에 대해 국민의힘은 사법 개혁 입법에 반대한다는 입장에서 필리버스터로 맞섰으나 24시간 만에 종결되며 표결로 이어졌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형사 사건 하급심 판결문 공개 확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표결에는 국민의힘이 불참했고, 민주당 주도로 재석 160명 중 160명이 찬성해 통과됐다.

    개정안의 핵심은 확정되지 않은 형사 사건의 판결문도 열람·복사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지금까지는 대법원 확정 판결 위주로 공개가 이뤄졌고, 하급심 판결문은 극히 제한적인 조건에서만 일부 열람이 가능했다.

    개정안은 별도의 열람·복사 제한에 해당하지 않으면 대법원 규칙에 따라 판결문에 기재된 문자열이나 숫자열을 검색어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법원 판결문 검색 시스템에서 공개 범위에 해당하는 판결문은 특정 단어 등을 입력해 조회할 수 있게 된다.

    법제사법위원회는 법원의 전산 시스템 정비 등 시행 준비 기간을 고려해 법 공포 후 2년이 지난 시점부터 시행하도록 하는 부칙을 함께 포함시켰다.

    이번 형소법 개정으로 국민의 알 권리 확대라는 명분이 제시됐지만, 확정 전 판결문 공개가 재판 독립성과 무죄 추정 원칙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국민의힘은 전날 형소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된 직후부터 필리버스터에 돌입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민주당이 추진하는 일련의 사법 개혁 법안을 '8대 악법'으로 규정하고,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연내 상정되는 법안 전반에 대해 필리버스터로 대응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필리버스터는 시작 후 24시간이 지나면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 찬성으로 종결할 수 있다. 또한 안건마다 필리버스터 종결 표결이 필요해 법안은 하루에 1건만 처리될 수 있다.

    형소법 개정안 처리 직후 본회의에는 은행 가산금리 산정 시 보험료·출연금 등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못하도록 하는 은행법 개정안이 상정됐다.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도 필리버스터를 신청해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을 시작으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이어 13일에는 대북 전단 살포 제지를 가능하게 하는 경찰관직무집행법 개정안도 본회의 처리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