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태 "당·정 엇박자, 李 정부 효능감 하락""대통령과 밀착 소통하는 최고위원 절실하다"
  • ▲ 이건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 보궐선거 선거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 이건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 보궐선거 선거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보궐선거가 '명·청 대리전' 양상으로 본격 막이 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장동 사건' 변호인 출신 이건태 의원이 최고위원 보선에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친명(친이재명)계가 대거 동석해 이목을 끌었다.

    이 의원은 11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자리에는 당내 친명으로 꼽히는 박찬대·한준호·천준호·김동아·김태선·이광희·이재간 의원 등이 함께하며 사실상 진용을 과시했다.

    박 의원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당대표를 지낸 시절 원내대표로 활동했다. 지난 8월 전당대회에서 당내 친명계 의원과 이 대통령 강성 지지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당원 투표에서 정 대표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친명계 인사들이 이 의원의 출마 기자회견에 대거 출동하자 당내에서는 정청래 대표에 대한 견제라는 해석이 나왔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 대표가 최근 대통령의 의중과는 '따로 논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느냐"면서 "정 대표를 견제하고 친명의 선명성을 보여주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출마 선언을 통해 "정부와 (당이) 엇박자로 이재명 정부가 이루고 있는 효능감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며 "(이 대통령과) 밀착 소통하는 최고위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정 대표가 당과 대통령실의 '원팀'을 강조했지만 양측 사이에 불협화음이 나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의원은 "오랜 시간 당을 위해 헌신한 당원이 의사 결정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 대표가 최근 대의원 제도를 무력화하고 권리당원 '1인 1표제 도입'을 추진했다가 좌초된 과정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에는 유동철 부산 수영 지역위원장이 최고위원 보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친명계 최대 조직 '더민주혁신회의' 공동상임대표인 유 위원장은 지난 10월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경선 과정에서 컷오프되면서 정 대표에게 공개 반발한 인물이다.

    그는 최고위원 출마 당시 정 대표를 겨냥해 "중앙위원회의 1인 1표제 부결은 절차 부실, 준비 실패, 소통 부재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부산시당위원장 경선 배제 문제에 대해서는 "당 대표의 약속에도 억울한 컷오프는 이미 현실이 됐다"고 주장했다.

    친청(친정청래)계로 분류되는 문정복·임오경·이성윤 의원도 출마 여부 및 시점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는 "편 가르기"라며 명·청 대결 구도에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 당 지도부의 성격이 판가름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앞서 김병주·한준호·전현희 의원이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서 최고위원 세 자리는 공석이 됐다. 최고위원 보궐선거는 오는 24일 예비경선을 거쳐 다음 달 11일 치러질 예정이다.

    한편, 같은 날 박주민 의원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박 의원은 '기본특별시·기회특별시 서울' 슬로건을 내세우며 "(서울은) 기본을 보장하는 도시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기본소득' '기본사회' 구상을 연상시켜 이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공략하는 전략으로 풀이됐다. 서울시장 선거에는 박홍근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6일 처음으로 출마를 선언했고, 이 대통령이 지난 8일 공개 칭찬한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출마를 예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