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파사드 쇼에 국회 예산 1억1050만 원'우원식 월담' 기념 표시물 설치 예정野 "개인 숭배화 우려 … 국민 반감 부추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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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담을 넘어 본청으로 향하고 있다. ⓒ국회의장실
국회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12·3 비상계엄 당시 현장을 돌아보는 '다크투어'를 진행하는 가운데, 관련 행사에 국회 예산이 최소 4억3100여만 원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국민의힘은 다크투어에 직접 가이드로 나서는 우원식 국회의장을 겨냥해 "자기 정치를 위한 치적 쌓기"라고 비판했다.2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12월 3일부터 5일까지 '그 날 12·3 다크투어'를 개최한다. 지난해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 헬기가 착륙한 국회 운동장, 계엄군과 대치한 국회의사당 2층 현관 등 주요 현장을 시민들과 탐방하는 행사다.우 의장이 비상계엄 해제요구를 의결하기 위해 국회 담장을 넘어섰던 장소도 해설사와 함께 탐방할 예정이다. 특히 12월 3일 오후 5시 투어는 우 의장이 직접 가이드로 나선다.앞서 우 의장이 월담했던 국회 외곽 철제문에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비상계엄 해제를 위해 담 넘어간 곳'이라는 문구의 표지판이 걸려있는 상태다. 이를 기념하기 위한 표시물이 따로 설치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다크투어에 대해 "투어 코스에 이재명 대통령이 무서워서 숨었던 '이재명 숲'도 꼭 포함시켜라"라고 일갈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김어준 씨의 유튜브 방송에 나와 계엄 당시를 회상하며 "(당대표실로) 가면 잡힐 테니까 국회에 있는 숲에 숨어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다크투어와 별도로 국회 본관 벽면에 영상을 쏘는 미디어 파사드 쇼, 특집 다큐멘터리 방영 등 각종 행사도 함께 열린다.이날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미디어 파사드 쇼에는 국회 예산 1억1820만 원이 투입됐다. '민주주의는 어떻게 지켜지는가'라는 주제의 3부작 특집 다큐멘터리 제작·방영에는 9886만 원이 소요됐다.이 외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까지의 과정이 담긴 백서 출간에 1억1050만 원, 계엄 당시 국회 주변 사진을 엮은 사진첩 제작에 3157만 원, 다음달 3~9일 열리는 사진전에 6902만 원이 쓰인다. 계엄 해제 과정에서 공을 세운 국회 직원에게 수여하는 특별 포상에도 수백만 원의 예산이 편성됐다.다크투어 및 관련 행사는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의전비서관을 지낸 탁현민 목포대 특임교수가 기획했다. 그는 지난 9월 국회의장 행사기획자문관으로 위촉됐는데, 보수는 따로 받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탁 자문관은 이번 행사에 대해 "역사의 어두운 면을 현재의 사람들이 돌아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에 대해 이준우 국민의힘 미디어대변인은 이날 뉴데일리에 "우 의장이 비상계엄 해제를 본인의 치적으로 삼아 영웅 서사를 만드는 거 같다"며 "특히 본인이 넘은 담장에 기념비를 세우는 것은 '개인 숭배화' 작업 같아 보여 오히려 국민의 반감만 부추길 것"이라고 비판했다.이어 "또 국회의장 이후 대선 행보를 노골적으로 준비하는 인상을 줘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게 과연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공적 추모인지 특정 정치 세력의 서사를 꾸미는 개인 정치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개인 정치의 욕심까지 함께 기념하겠다는 것이라면, 그 자체가 민주주의의 이름을 가볍게 소비하는 일"이라고 꼬집었다.한편, 우 의장은 다음달 1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에 대한 회고록 '넘고 넘어'를 출간할 예정이다. 책 표지 사진에는 우 의장이 월담하는 모습이 담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