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APEC 때 북미대화 물밑대비""北, 러시아에 추가 파병 가능성""김정은 건강에 큰 이상 없어보여"
  • ▲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보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보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보당국이 북한의 미국 대화 가능성을 시사하며 내년 3월이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정보원은 4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 청사에서 진행된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보고했다.

    여야 간사인 박선원 더불어민주당·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북미 정상 회동은 불발됐지만,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대비해 온 동향을 파악했고, 이를 통해 미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미 행정부에서 대북 실무진 성향을 분석한 정황이 감지되고 있으며 북한의 핵보유국 레토릭(수사)에 있어서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며 "북한도 최고인민회의 이후 핵무장에 대한 직접적 발언을 자제하면서 수위 조절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보고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과정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 의지를 표명한 상황에서 대화 여지를 감안해 최선희 외무상의 방러 출국을 막판까지 고심한 정황도 포착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화) 의지를 갖고 있으며 향후 조건이 갖춰지면 미국과 접촉에 나설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시점과 관련해서는 내년 2월 열병식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고, 그 이후 3월로 예정되어 있는 한미연합훈련이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정원은 "내년 3월이 정세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박 의원은 남북관계와 관련해선 "두 국가 기조를 유지하며 해외 공관에 한국 단체 접촉 금지, 한미 차별 대응, 원칙적 입장을 철저하게 준수하라는 지침을 하달하는 등 관계 개선 여지를 지속 차단하는 것으로 포착되고 있다고 한다"며 "지금 우리 정부에 대한 언급 빈도도 조금 줄었고,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발언 수위는 낮아져 상대적으로 대적전 국면에서 소강 국면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의원은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의 책임을 남한에 돌리기 때문에 당분간 관계 개선이 쉽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했다.

    한편 국정원은 김정은 위원장 건강과 관련해서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봤다. 국정원은 "기저질환이 있다고 알려졌는데도 지방, 평양을 오가는 장시간 이동과 각종 행사를 무리 없이 소화하고 있어 건강에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독자적인 우상화 작업에도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원은 "김정일을 뛰어넘는 통치 기반(을 토대로) 독자적인 우상화를 진행하고 있다"며 "모자이크 벽화, 새로운 뱃지 등 우상화 작업이 포착됐다"고 했다.

    아울러 "특히 러시아에 파병된 (병력의) 영웅화로 자신의 러시아 파병을 주요 업적으로 부각하면서 러시아와 우크라 간 접전 지역을 탈환함으로써 이것을 1950년대에 이은 새로은 전승신화로 조작하려는 의도도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 딸 김주애는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지만, 지난 9월 4일 이후 공개 활동이 적어졌다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김주애가 부각돼 과도하게 후계 논의가 떠오르는 것을 방지하고 김정은 동향에 더욱 집중시키기 위한 목적"이라고 했다.

    북러 관계와 관련, "북한 군수 책임자들의 러시아 방문이 활발해지고 있어 면밀하게 추적 중"이라며 "북 파병군 1만여 명은 현재 러시아 부근에 전진 배치되어서 경비 업무를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러시아에) 추가 파병된 공병 1000여명은 지뢰 제거에 투입됐고, 건설부대 5000여명은 9월부터 러시아로 순차 이동 중이고 인프라 복구에 동원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북한에선 추가 파병을 위한 차출 동향도 감지되고 있어 주시 중"이라고 했다.

    중국에 대해선 "9월 방중 이후 활발한 고위급 교류를 하고 있다"며 "우호적 기류는 양국 교역에 반영돼 북한의 9월 대중국 무역액이 5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