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핵심 규칙 기반의 다자 무역 체제 표현 빠져AI 이니셔티브·인구구조 변화 대응 프레임워크도 채택
  • ▲ 이재명 대통령이 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과 한복 소재로 만든 목도리를 두르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PEC 2025 KOREA/연합뉴스
    ▲ 이재명 대통령이 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과 한복 소재로 만든 목도리를 두르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PEC 2025 KOREA/연합뉴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1개 회원 정상들이 1일 '자유 무역'이 아닌 '문화창조산업'(Cultural and Creative Industries) 분야 협력에 방점을 찍은 'APEC 정상 경주선언'(Leaders’ Gyeongju Declaration)을 채택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참가국 정상 및 대표들은 이날 경주 APEC 정상회의 두 번째 세션 '리트리트 회의'에서 'APEC 정상 경주선언, 'APEC AI 이니셔티브', 'APEC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공동 프레임워크' 등 총 3건의 문서를 채택했다.

    올해 경주선언은 2021∼2024년 정상회의 공동선언에 담겼던 'WTO가 그 핵심을 이루는(WTO at its core) 규칙 기반의 다자간 무역 체제'라는 표현이 빠진 채, 올해 APEC의 3대 중점과제인 '연결·혁신·번영'을 기본 틀로 무역·투자, 디지털·혁신, 포용적 성장 등 APEC의 핵심 현안에 대한 주요 논의가 담겼다. 또 인공지능(AI) 협력 및 인구구조 변화 대응에 대한 회원들의 공동 인식과 협력 의지를 집약했다.

    선언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우리는 글로벌 무역체제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음을 인식한다"며 "더 나아가 AI와 같은 혁신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노동시장의 구조를 재편하고 있는 인구구조 변화는 APEC 회원들에게 중대한 장기적 함의를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견고한 무역 및 투자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성장과 번영에 필수적이라는 공동 인식을 재확인하며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을 헤쳐나가기 위해 경제 협력을 계속해서 심화시켜 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국제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가운데 21개 회원이 무역을 비롯한 주요 글로벌 경제 현안에 대해 포괄적 협력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를 통해 APEC 회원들은 연대와 협력정신을 복원하고, 아태지역 경제번영을 위해 함께 노력해나갈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경주선언은 '문화창조산업'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신성장동력'으로 인정하고 협력 필요성을 명문화했다. 대통령실은 "이는 '문화창조산업'을 명시한 APEC 첫 정상 문서"라며 "향후 우리 'K-컬쳐'가 아태지역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경주선언과 함께 채택한 'APEC AI 이니셔티브'는 모든 회원이 AI 전환 과정에 참여하고 AI 기술 발전의 혜택을 공유할 수 있도록 AI 혁신을 통한 경제성장 촉진, 역량 강화 및 AI 혜택 확산, AI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이 주요 내용이다.

    대통령실은 "AI 이니셔티브는 APEC 최초의 명문화된 AI 공동비전이자 미국과 중국이 모두 참여한 AI에 관한 최초의 정상급 합의문"이라며 "'AI 기본사회 구현'과 '아시아·태평양 AI 센터' 설립 등 정부의 AI 기본 정책과 실질적 AI 협력 방안을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PEC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공동 프레임워크'는 저출생·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가 역내 공통 도전과제라는 인식에 따라 마련된 것으로, 회복력 있는 사회시스템 구축, 인적자원 개발의 현대화, 기술기반 보건·돌봄 서비스 강화, 모두를 위한 경제역량 제고, 역내 대화·협력 촉진 등 5대 중점 분야별 정책 방향과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대통령실은 "이는 APEC 최초의 포괄적 인구협력 이니셔티브로서, 동 프레임워크 채택을 통해 미래세대 고용 및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고, 청년역량 강화와 기술혁신을 통해 인구구조 변화를 새로운 성장 기회로 전환하기 위한 협력의 기반이 마련됐다"며 "우리 정부는 내년 'APEC 인구정책포럼'을 개최해 동 분야에서의 역내 협력과 정책 연계 강화를 지속 선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주선언과 관련해 "아태 지역의 회복과 성장을 위한 회원 간 협력의 의지를 포함시켰다"며 "특히 혁신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성장의 과실을 고루 나누는 포용적 성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역과 투자에 관한 챕터를 둘 것인가에 대해 이견이 있었다"면서도 "(결과적으로) 원만하게 합의가 돼 의견을 모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