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검증 없이 지지층 향한 '자기 정치'만 남아秋 '마이크 독점' 崔 '양자역학' 동문서답 해명최악 국감에 혹평만 … "F학점" "낙제점" "0점"
  • ▲ 최민희 국회 과방위원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K-바이오 혁신 세미나에서 자료를 살피고 있다. ⓒ뉴시스
    ▲ 최민희 국회 과방위원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K-바이오 혁신 세미나에서 자료를 살피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가 지난 30일을 기점으로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정치권 안팎의 평가는 냉혹하기만 하다. 매번 반복되는 '맹탕 국감'을 넘어, 이번에는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자기 정치'가 판을 치면서 국감이 아닌 '사감'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국감에서 최대 격전지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였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의 딸 결혼식 '축의금 논란'은 국감 막바지까지 뜨거운 감자였다.

    앞서 '마이크 독점'으로 야당 의원들의 원성을 샀던 최 위원장은 이번에는 개인의 신상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애초 최 위원장은 국감 기간 딸의 결혼식을 치르고, 모바일 청첩장에 계좌번호 공개와 함께 '카드 결제' 기능까지 추가한 것을 두고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하지만 최 위원장이 "양자역학을 공부하느라 딸 결혼식에 신경을 못 썼다"는 해명을 내놓자, 여론은 더욱 악화했다. 최 위원장의 해명과 달리, 그는 딸의 결혼식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정황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아울러 피감기관들로부터 거액의 축의금을 받은 정황까지 포착돼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붓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급기야 최 위원장은 이번 사태를 두고 사과했지만, 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은 밝히지 않았다.

    이러한 최 위원장의 행동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차츰 "곤혹스럽다", "당 차원의 조치가 있지 않겠나"라는 반응이 나왔다. 결국 최 위원장으로 인해 과방위 국감은 '최민희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대법원 법대 위에 올라 현장 검증을 실시하고 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대법원 법대 위에 올라 현장 검증을 실시하고 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국감 내내 파행을 거듭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도 도마 위에 올랐다.

    통상 대법원장은 국감에서 인사 후 이석하는 것이 관례였지만, 조희대 대법원장은 추미애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범여권 의원들에게 90여 분간 붙잡혀 답변해야 했다.

    법사위는 또 민주당 주도로 지난달 15일 대법원 현장검증을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법사위원들이 대법정 법대에 올라간 사진이 공개돼 "삼권분립 훼손"이라는 역풍에 직면했다. 여기에 지지층에게 보여주기 위한 '쇼츠'를 찍은 것이 알려지면서 "사법부 길들이기"라는 비판이 일었다.

    법사위는 종합감사 날까지 여야가 "꽥꽥이" "서팔계" 등의 막말과 고성을 주고받으며 정쟁을 거듭했다.

    이에 시민단체 국정감사 NGO 모니터링단은 이번 국감을 "F학점"이라고 평가했다. '2025년 국감 중간평가 보고서'는 최 위원장에 대해 "저질 국감 모습을 한꺼번에 보인 감사 현장"이라며 "자녀의 결혼식 건으로 낯뜨거운 진실공방까지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법사위에 대해서는 의원 질의 시간보다 많았던 추 위원장의 '발언 시간'을 문제삼았다. 추 위원장은 네 번의 감사에서 의원 평균보다 많게는 3.9배 발언 시간을 가졌다.

    보고서는 "추 위원장의 경우 거의 모든 국감 일정 중 10%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다"며 "국감 시간의 10% 이상 마이크를 점유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이번 국감을 최악이라고 평가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국감은 정기국회의 꽃이다. 국감을 통해 입법부가 행정부를 견제·감시한다는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데, 이번 국감은 국민의 대표가 본연의 역할보다는 싸움에 시간을 다 보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이 지켜보고 있는 만큼, 거대 여당으로서 야당에게 발언권을 더 보장하며 건강한 질의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더 발끈하고 목소리를 높였다"며 "국감이 왜 필요한지 다시 묻는 국감이었다. 어떤 지지자들에게는 박수를 받을지는 모르겠지만, 수준 이하의 '0점' 국감"이라고 설명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정쟁으로 얼룩졌다는 비판에 대해 "국민께 죄송한 일"이라며 몸을 낮췄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에게 "정치에 대한 국민 신뢰가 더욱 낮아지지 않을까 두려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정쟁에 얼룩진 일부 상임위원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상임위에서 의원과 보좌진이 밤을 새어 가며 정책 민생 감사가 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한 것도 사실"이라며 "많은 정책에 대한 평가와 지적, 정책 대안이 제시됐다"는 평가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