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국가적 범죄조직' 프린스그룹 및 유령회사 제재성 착취, 조직 사기, 인신매매, 고문, 강탈 등 실태 고발북한 해킹 자금 세탁 관여한 금융사 후이원그룹도 제재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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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 캄보디아 경찰이 검거한 온라인 스캠 조직.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250716 ⓒ연합뉴스
미국과 영국 정부가 캄보디아 등지를 근거지로 삼아 활동하며 전세계 피해자들의 돈을 뜯어내고 인신매매한 노동자들을 고문하는 불법 스캠(사기)센터를 운영해온 조직을 제재했다고 14일(현지시각) 밝혔다.한국 젊은이들을 캄보디아로 유인해 감금한 뒤 자신들의 범죄에 동원하고, 고문·살해까지 한 일당의 범죄와 피해 실태가 최근 한국 사회에 충격파를 던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영국도 유사한 조직에 주목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과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은 이날 영국 외교·연방·개발부(FCDO)와 협력해 온라인 사기와 돈세탁을 통해 미국 국민과 동맹국 국민을 표적으로 삼은 범죄조직에 대한 대응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제재 대상은 '프린스그룹(Prince Group)'과 그 회장인 천즈다. 영국 정부 성명에 따르면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등지에서 광범위한 사업을 하는 업체다. 천즈와 이 업체는 카지노와 스캠센터로 사용되는 단지를 건설하고 대리인을 통해 운영에 관여한다.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천즈는 1987년 중국에서 태어났고 빠르게 부를 축적하며 캄보디아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했고 키프로스와 바누아투 시민권을 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프린스그룹과 연계된 레저·엔터테인먼트사업을 하는 '진베이 그룹', 진베이·프린스그룹과 연계된 암호화폐 플랫폼 '바이엑스 거래소'도 제재 대상이다.영국 정부는 '골든 포천 리조트 월드(Golden Fortune Resorts World)'도 제재 대상으로 올리면서 프린스그룹 자회사가 건설하고 '기술 단지'로 위장한 프놈펜 외곽의 대규모 스캠 단지의 배후 회사라고 설명했다.천즈를 비롯한 이들은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사업체를 두고 런던 부동산시장에 투자해 왔다고 한다. 여기에는 런던의 1200만파운드(약 230억원)짜리 저택과 1억파운드(1900억원)짜리 사무용 건물, 아파트 17채가 포함된다.이번 제재로 이들 사업체와 부동산은 즉각 동결되며 천즈 등은 영국 금융체계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영국 정부는 캄보디아와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의 스캠센터들이 가짜 구인광고를 통해 외국인들을 폐쇄된 카지노나 특수목적시설로 유인하고 고문으로 위협하며 온라인 사기를 자행하도록 강요한다고 밝혔다.사기방식에는 범행 표적과 친분을 쌓으면서 점점 더 큰 돈을 사기성 암호화폐 계획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방식도 포함된다. 겉보기에 합법적으로 보이는 사업이지만, 온라인 도박 플랫폼 등으로 돈을 세탁한다고 한다.이베트 쿠퍼 영국 외무장관은 "이런 끔찍한 스캠센터의 배후에 있는 자들은 취약한 사람들의 삶을 망치면서 그 돈을 묻어두기 위해 런던의 주택을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미국 재무부도 프린스그룹을 '초국가적 범죄조직'으로 규정하고 천즈 회장을 비롯한 이 그룹과 관련해 146건의 제재를 시행한다고 이날 밝혔다. 대부분 계열사는 실질적 사업활동을 하지 않는 해외 유령회사로 조사됐다.재무부는 "프린스그룹의 홍보 및 마케팅 자료는 인신매매와 현대판 노예제도에 의존해 운영되는 사기 단지의 건설, 운영, 관리 등 초국가적 범죄목록은 은폐하고 있다"며 "산업적 규모의 사이버 사기작전은 미국을 포함해 전세계 피해자들을 표적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미성년자 협박을 통한 성 착취를 포함해 자금세탁, 다양한 사기 및 협박, 부패, 불법 온라인 도박, 최소 10개의 사기조직을 운영하기 위한 산업적 규모의 인신매매, 고문, 노예 노동자 강탈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 재무부의 설명이다.이와 함께 캄보디아에 있는 금융서비스 대기업 후이원(Huione)그룹을 미국 금융체계에서 차단하는 조치를 확정했다고 이날 밝혔다.후이원그룹은 악의적인 사이버 행위자들이 사기·탈취를 통해 확보한 가상화폐 자금을 수년간 세탁해왔으며 북한이 탈취한 가상화폐 자금을 세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후이원그룹은 2011년 8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최소 40억달러(5조7000억원)의 불법자금을 세탁했다. 이 가운데 3700만달러는 북한이 해킹한 가상화폐라고 재무부는 설명했다.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초국가적 사기의 급속한 증가로 미국 국민은 수십억달러의 손실을 입었고, 평생 모은 저축이 순식간에 사라졌다"며 "재무부는 해외사기범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미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미국 내 온라인 투자사기 피해액은 166억달러(약 23조7247억원)를 넘어섰고, 지난해 동남아 기반 조직에 당한 피해액이 100억달러가 넘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