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에 허위사실·법적 조치 겁박하더니 뒤늦게서야 방송 녹화 사실 인정"
  • ▲ 추석 연휴를 맞아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한 이재명 대통령(왼쪽)과 김혜경 여사. 사진은 방송 예고 영상. ⓒJTBC
    ▲ 추석 연휴를 맞아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한 이재명 대통령(왼쪽)과 김혜경 여사. 사진은 방송 예고 영상. ⓒJTBC
    국가전상망 마비 사태로 국민적 혼란이 컸을 당시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를 촬영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책임져야 할 대통령이 오히려 TV예능에 출연해 희희낙낙하며 국민을 외면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5일 논평을 내고 "행정부의 수장으로 사태 해결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이 대통령이 화재가 진압된 바로 다음날인 지난달 28일 TV예능 '냉장고를 부탁해' 프로그램을 촬영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책임을 져야 할 대통령이 오히려 TV 예능에 출연해 희희낙낙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최근 발생한 전대미문의 국가 전산망 화재 사태로 각종 정부 홈페이지와 행정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며 "당시 전산망 피해로 국민적인 피해가 한창이었고 사고의 구체적인 원인과 피해규모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던 시기"이라고 강조했다.

    또 "더군다나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 같은 사실을 지적한 야당 국회의원에게 허위사실과 법적 조치를 들먹이며 겁박하더니 뒤늦게서야 방송 녹화 사실을 인정했다"며 "자신들에게 불리하면 겁박부터 하고 보는 것은 무책임한 조폭식 운영과 다름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지난 2021년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 이천 쿠팡 물류센터 대형 화재 당시에도 떡볶이 먹방 촬영으로 국민적인 비판을 받은 바 있다"며 "더군다나 김혜경 영부인은 경기도 법인카드를 유용해 1심에서 벌금 140만원을 선고받고 현재 상고심이 진행 중에 있다. 지금은 TV예능 출연이 아니라 반성과 자중을 해야 할 시기 아닌가"라고 했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더이상 책임 회피와 변명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국가적 재난 상황 앞에서 국민 앞에 진솔하게 사과하고 위기 해결에 전념해야 한다"며 "국민을 외면한 채 보여주기식 행보만 이어간다면 그 책임은 결국 고스란히 대통령 본인과 현 정권이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 3일 "'국정자원 화재로 국민 피해가 속출할 때 대통령은 무려 2일간 회의 주재도, 현장 방문도 없이 침묵했다'는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의 글은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행위"라며 "대통령실은 억지 의혹을 제기해 국가적 위기 상황을 정쟁화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행위에 법적 조치도 강구 중"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예능 프로그램을 촬영한 시기가 지난달 28일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실은 방송사에 방영 날짜를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방미에서 귀국한 직후인 (지난달) 26일 밤부터 화재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고 피해 현황과 정부 대응을 면밀히 점검하며 필요한 조치를 지시했다"며 "27일에는 국무총리 주재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가 열렸고 같은 날 오후 6시 화재는 완진됐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28일 오전 10시50분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대통령실 3실장, 위기관리센터장, 국정상황실장, 대변인 등으로부터 상황을 보고받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며 "이 대통령은 이날(28일) 오후 '냉장고를 부탁해' 녹화를 마친 뒤 오후 5시30분 중대본 회의를 직접 주재했다"고 했다.

    그는 또 "대통령은 초기부터 상황을 직접 챙기며 신속한 대응을 지휘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당초 5일 방송 예정이던 이 대통령 부부 출연의 방송분에 대해선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며 "방영을 연기해달라고 해당 방송사에 정중히 요청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