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출석 불응했다며 이진숙 긴급체포 李 측 "9월 27일 국회 일정, 사유서도 제출""이재명 정부, 망나니 칼춤 … 야권 탄압"체포가 오히려 이진숙 체급 키워준다는 분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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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직선거법·국가공무원법 위반 등 혐의로 체포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뉴시스
경찰이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긴급 체포하자 국민의힘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여권과 강력히 대치한 이 전 위원장이 방송통신미디어위원회법 통과로 직을 잃자마자 체포되면서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권의 폭주가 극에 달했다며 성토를 쏟아냈다.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물가를 잡으라고 했더니 물가는 안 잡고 이미 법을 만들어 내쫓은 이진숙 잡겠다고 이런 짓을 하고 있다"며 "수사보고서와 불출석사유서가 첨부돼 있음에도 영장을 신청하고 청구하고 발부했다면 모든 사람이 직권남용죄로 처벌받아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경찰은 그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며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이어 "공포정치다. 한가위를 앞두고 이재명 정권이 벌이는 야만 정치"라고 규탄했다.앞서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오후 4시쯤 이 전 위원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4월 공직선거법과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이 전 위원장을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서다.민주당은 이 전 위원장이 방송통신위원장 신분으로 유튜브에 출연한 것을 문제삼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해 8월 민주당이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며 직무가 정지되자 유튜브에 출연해 이를 성토했다. "좌파 집단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다", "가짜 좌파들과 싸우는 전사가 필요하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이 민주당의 심기를 건드렸다.당시 12·3 비상계엄 선포 전으로 대통령 선거가 발생할 가능성을 점치던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을 반대하기 위한 '사전선거운동'이라고 주장하며 공직선거법 위반 등을 고발장에 명시했다.경찰은 이 전 위원장이 출석 요구에 불응했기에 체포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이 전 위원장 측은 국회 출석 일정 등을 이유로 서면 불출석 사유서를 냈고, 구두로 사정을 통보했지만 체포영장을 강행했다고 반발했다.이 전 위원장의 변호를 맡은 임 변호사는 "이 전 위원장은 9월 27일 토요일 오후 2시에 출석해 조사를 받기로 했지만, 방송통신미디어위원회법 국회 본회의 상정으로 26일 저녁부터 27일 저녁 8시까지 국회에 출석해야 했다"고 전했다.실제로 지난달 26일 저녁부터 27일까지는 방통미디어위설치법 통과에 반발한 야당의 필리버스터가 진행됐다. 방통위는 해당 법의 직격탄을 맞는 당사자다. 당시 방송통신위원장이던 이 전 위원장도 국회에서 이를 지켜봤다.민주당이 주도한 방통미디어위법은 방통위를 대체할 새로운 조직을 만들고 이 전 위원장의 직무를 종료시키는 것이 핵심이다.야당은 우파 진영에서 몸값을 높이고 있던 이 전 위원장을 향한 긴급체포가 정치 탄압이라고 반발했다. 방통미디어위법은 지난달 27일 통과됐고, 방통위는 17년 만에 폐지 수순을 밟았다.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절대 다수 여당과 권력의 충견으로 전락한 경찰이 무도한 세트 플레이를 벌인 셈"이라며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는 짓밟히고 정권을 비판하는 인사들은 탄압의 대상이 되고 있다. 겉으로는 공정을 외치면서 뒤로는 언론과 야당을 옥죄는 민주당과 이에 굴종한 경찰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지적했다.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이진숙 체포는 이재명 정권의 폭주이자 권력의 망나니 칼춤"이라고 규탄했다.야당에서는 이 전 위원장의 긴급체포가 오히려 '정치적 체급'을 키워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이 전 위원장을 향한 여권의 공격이 거세지면서 오히려 이 전 위원장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다.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혐의라도 크면 '진짜 중범죄구나'라고 하겠지만, 국민도 바보가 아니다"라면서 "본인들이 탄핵시켜서 직무정지 시키고 그 기간에 유튜브에 나가 좌파 진영의 행태를 비판했다고 선거가 있을지도 모르는 시기에 한 말로 선거법 위반이라고 민주당이 고발했고, 이걸 경찰이 무리해서 잡아갔으니 오히려 정권에 대항하는 투사를 만들어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