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김영진 "조희대 청문회 한 사람들 성찰해야"원로 유인태 "秋·鄭 거칠다 … 대통령실도 부글"
  • ▲ 지난 8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본회의장을 나서며 정청래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 지난 8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본회의장을 나서며 정청래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내부와 원로들 사이에서 당의 거침없는 행보를 지적하는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당이 검찰청 폐지와 사법부를 압박하는 과정에서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면서 여론이 싸늘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에서 친명(친이재명)계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2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거의 50%, 52%, 이런 수치가 나오고 정당 지지율도 정권 교체 이후로 지금 사상 최저로 나오고 있다"며 "왜 그랬을까. 당 지도부와 지금 조희대 청문회를 진행했던 법제사법위원장과 많은 사람들이 저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조희대 없는 조희대 청문회가 됐는데 썩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며 "너무 소모적이고 국민들 보시기에 적절한 법사위 운영이 아니다. 우리나라가 지금 그 문제 가지고 여야 국회의원들이 싸우는 모습을 보고 싶은 상황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께서 특별히 잘못한 것도 없는데 지지율이 우하향해서 떨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고, 집권당의 국회의원으로서 저는 다시 한번 성찰해 보고 새롭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날 여론조사업체 에이스리서치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잘한다'는 긍정평가는 50.5%인 것으로 집계됐다. 동 기관이 지난 7월에 실시한 같은 조사 때 61.2%와 비교하면 두 달여 만에 10.7%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도 민주당은 41.5%, 국민의힘은 29.0%로 나타났는데, 같은 기간 민주당은 5.5%포인트 하락했고, 국민의힘 지지도는 6.5%포인트 상승했다. 양당의 지지율 격차 역시 두 달만에 24.5%포인트에서 12.5%포인트로 좁혀졌다.

    여권 전반의 지지율 하락세와 관련해서는 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당 지도부가 강성 지지층에 휘둘려 대통령 지지율을 하락시키는 모양새"라고 진단했다.

    유 전 총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민주당 지도부가 아주 거칠게 운반하는 사람들이 무슨 대표니 법사위원장이니 맡고 있는 게 걱정스럽다"며 "다들 강성들 눈치만 보고 끌려가 나라 앞날이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당이 대통령 지지율을 받쳐줘야 되는데 오히려 당이 까먹고 있다"며 "아마 대통령실에서도 그것 때문에 좀 한숨을 쉬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대통령실이 부글부글 하고 있나"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유 전 총장은 특히 정청래 대표와 추미애 법사위원장을 지목해 "워낙 거친 사람들"이라며 자성을 요구했다.

    연일 잡음을 일으키는 집권당에 대한 볼멘소리는 대통령실에서도 흘러나오고 있다. 우상호 정무수석은 지난달 30일 SBS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에 출연해 "가끔 대통령이 주요 일정이 있을 때는 (여당이) 조금 일정 안 잡아줬으면 좋겠다"며 "대통령이 더 빛나길 바라는 정무수석의 마음"이라고 말했다.

    임기 초반 이른바 '대통령의 시간'이 부각돼야 할 시기에 이 대통령의 민생 행보와 외교 활동이 민주당발 논란에 묻히고 있다는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민주당이 거대 의석수를 기반으로 쟁점 법안들을 강행하며 '입법 폭주'라는 평가를 받은 것은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었다. 정 대표의 경우 당대표 취임 직후 "악수는 사람과 하는 것"이라며 제1야당 패싱 및 품격 상실 논란을 일으켰고 이후에도 줄곧 강경 노선을 고수하며 경직성을 지적받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최근 검찰청 폐지와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를 주도하면서 국회 운영의 독주 논란은 더욱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22일 추 위원장과 민주당 법사위 간사 김용민 의원 등이 주도해 조 대법원장 청문회를 통과시켰다. 정 대표는 "추 위원장을 비롯한 법사위원들은 더 열심히 하라"며 청문회 정국을 더욱 부추기는 모습을 연출했다.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 등이 불출석하면서 청문회는 맹탕이 됐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오는 13일과 15일에 대법원을 직접 찾아가 현장 국정감사를 하겠다면서 '국정감사계획서 변경의 건'을 상정해 의결했다.

    민주당은 특검 파견 검사들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위한 검찰청 해체에 반대하고 원대 복귀를 요청한 데 대해서도 "형사 처벌 대상이자 하극상"이라며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SNS에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단체 행동이 금지된 공무원이 어디서 감히 국민을 우습게 보고 버르장머리 없이 국민께 항명하는 것인가"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당 3대(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 종합대응특별위원회는 전날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팀 사무실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전현희 특위 위원장은 "파견 검사들의 집단 성명은 검찰개혁에 항의한다기보다 특검에 파견된 검찰 입장에서 불안과 우려를 표명하고 하소연하는 차원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국민의힘에서는 "오죽 닥달하고 드잡이 했으면 검사들이 하소연이라며 꼬리를 내리겠나"라고 꼬집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특검 파견보내놓은 동안 친정집인 검찰을 해체하면서 사형선고를 내리고, 수사권 손발을 다 잘라버려 놓고, 항의조차 하지 못하게 찾아가 무릎 꿇려 버린 것"이라며 "항의할 최소한의 권리조차 빼앗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한 에이스리서치 여론조사는 뉴시스 의뢰로 지난달 28~29일 전국 성인남녀 101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