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인사·이종호 통해 혐의 제외 시도 정황김계환 전 사령관, 'VIP 격노설' 관련 구속영장김태효 재소환…윤 전 대통령 당시 반응 재확인
  • ▲ 정민영 순직해병 특별검사보가 8일 오전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정혜영 기자
    ▲ 정민영 순직해병 특별검사보가 8일 오전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정혜영 기자
    순직해병 특검은 21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둘러싼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개신교 인사들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통한 구명 로비 의혹을 모두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고(故) 채수근 상병의 부대장이었던 임 전 사단장을 과실치사 혐의자에서 제외시키기 위한 로비가 '투트랙'으로 이뤄졌는지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개신교 인사들이 구명 로비의 통로일 가능성을 확인 중이며, 이 전 대표를 통한 구명 로비 의혹도 그것대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병 특검은 지난 18일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과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등 보수 개신교계 인사들이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에 연루된 정황을 포착하고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아울러 특검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과거 친분이 있던 김건희 여사 측을 통해 임 전 사단장의 구명을 시도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0일 자택과 차량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받았다. 

    정민영 특검보는 각각의 구명 로비 시도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 특검보는 "압수물 분석이 진행된 다음에는 개신교 인사들을 (사무실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해병 특검은 조만간 이 전 대표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또한 정 특검보는 지난 18일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배경에 대해 "김 전 사령관이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항명죄 1심 재판 등에서 증언한 내용이 객관적 사실과 어긋난다고 판단했다"며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 전 사령관은 지난해 2월 군사법원에서 열린 박 대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른바 'VIP 격노설'을 박 대령에게 전달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착각과 영웅심리로 해병대의 역사와 전통을 흔들어선 안 된다"고 증언한 바 있다.

    김 전 사령관은 현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이다. 그는 ▲박 대령이 특정한 8명의 혐의자를 2명으로 축소하는 데 관여한 혐의 ▲경찰 이첩 중단 지시 및 문서 회수 개입 혐의 ▲모해 위증 혐의 ▲박 대령에게 "VIP(윤 전 대통령)가 격노하며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뒤 이렇게 됐다"며 VIP 격노설을 전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정 특검보는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지난 11일에 이어 18일에도 특검에 출석해 'VIP 격노설' 관련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정 특검보는 "김 전 차장을 피의자로 다시 불러 2023년 7월 31일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재차 확인했다"며 "1차 조사 때보다 더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VIP 격노설'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 31일 오전 11시 대통령실 회의에서 임 전 사단장 등에게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했다는 해병대 수사단 초동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한 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해 경찰 이첩 보류를 지시하는 등 수사에 외압을 가했다는 의혹이다.